
노사 협상 결렬로 부산 지역 시내버스가 전면 파업에 돌입한 28일 오전 부산 연제구 연제공용차고지에 멈춰선 버스들. 송봉근 기자
처음 겪는 버스파업에 ‘출근전쟁’ 현실화

부산 시내버스 2517대가 파업에 돌입한 28일 오전 7시40분쯤 부산 최대 지하철역인 서면역에서 부산교통공사 직원이 인파를 통제하고 있다. 김민주 기자
인파를 뚫고 지상으로 올라선 직장인ㆍ학생은 버스 환승센터에서 여전히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부산시는 파업에 대비해 부산 전역에 200대의 무료 전세버스를 투입했다. 하지만 전체 시내버스 대비 10%에 못미치는 전세버스론 출근길 혼란을 흡수하는 게 역부족인 듯 보였다.

부산 시내버스 2517대가 파업에 돌입한 28일 출근 시간 부산 최대 지하철역인 서면역. 버스를 못타게 되자 더 많은 시민이 몰리며 지하철 승차장이 평소보다 2배 이상 혼잡했다. 사진 뉴스1

28일 오전 8시쯤 부산 서면에서 부산시가 투입한 비상 전세버스를 기다리던 고교생들이 공유형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고 있다. 김민주 기자
‘17% 인상안’ 샅바싸움 끝 파업 강행
통상임금 반영과는 별개로 노조가 요구한 8.2% 임금 인상에 대해 사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선다. 부산버스운송조합 관계자는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반영에 따라 자연적으로 약 9% 임금 인상 효과가 예상된다. 여기에 8.2% 임금 인상안까지 수용하면 대부분 버스 회사가 파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사 협상 결렬로 부산 지역 시내버스가 전면 파업에 돌입한 28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진역의 버스중앙차로(BRT)가 텅 비어 있다. 송봉근 기자 20250528
대체 버스에 하루 2억6000만원 ‘생돈’
단톡방엔 "지각하겠다ㅜ" 시내버스 '일극’ 창원도 혼란
시내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인 경남 창원시 상황은 더 심각했다. 시민 출근 시간은 크게 앞당겨졌다. 오전 8시쯤 창원시 성산구 한 고등학교 앞에서 만난 2학년 박모양은 “불안한 마음에 오전 6시 첫 차(비상 전세버스)를 타려고 평소보다 40분 일찍 정류장에 갔다”며 “앱에 버스가 언제 오는지도 안 떠 엄청 마음 졸였다. 친구들도 카톡방에 ‘학교 늦겠다’며 난리였다”고 전했다. 통학 시간도 평소보다 오래 걸렸다. 박양은 “학교 근처까지 40분이면 도착했는데 오늘은 1시간 넘게 걸렸다”며 “나중에 집 갈 때도 큰일이다”고 했다.
학교 인근에선 3~4명씩 짝을 이뤄 택시를 타고 오거나 부모 차를 타고 등교하는 학생 행렬이 이어졌다. 또 다른 고등학교에 다니는 1학년 구모군은 “평소 1900원만 내면 버스 타고 등하교를 하는데, 아침에 택시비만 6300원이 나왔다”며 “집엔 걸어서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8일 오전 8시쯤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서 한 고등학생이 부모 차를 타고 등교하고 있다. 시내버스가 시내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인 창원에선 이날 노조 파업으로 첫 차부터 669대(95%) 시내버스가 운행을 멈췄다. 안대훈 기자
이날 창원의 각 버스정류장에는 ‘시내버스 파업에 따른 버스운행 안내’, ‘시내버스 파업에 따른 비상운행 시간표’라는 제목의 A4 용지 두 장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것만으로는 내가 탈 버스가 언제 오는지 가늠하기 힘들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28일 오전 7시30분쯤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 버스 정류소에 긴급 수송버스가 들어오자, 한 시민이 손을 흔들며 버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시내버스가 시내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인 창원에선 이날 노조 파업으로 첫 차부터 669대(95%) 시내버스가 운행을 멈췄다. 안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