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1번 찍으면 자유 사라져”…국민의힘 “거북섬 국정조사”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후 경기 안산시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후 경기 안산시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역구인 인천시 계양구를 찾아 딸 동주씨와 함께 사전 투표를 했다. 이후 김 후보는 인천과 경기 시흥과 안산, 안양 등을 찾는 수도권 집중 유세를 벌이며 “투표를 안 하면 이 나라에 희망이 없다. 1번(이재명 후보)을 찍으면 자유가 없어진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유세 현장마다 “사전 투표를 하든, 본투표를 하든, 꼭 투표를 해달라”며 “마지막 토론을 뒤 빠르게 추격하고 있기 때문에 이 후보를 충분히 앞선다고 생각한다”고 외쳤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총통’‘독재자’‘괴물’이라고 표현하며 맹공을 퍼붓는 추격자 전략을 택했다. 김 후보는 오전 인천 중구 맥아더 동상이 있는 자유공원에서 “자기가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죄를 지어서 재판을 받으니, 법을 아예 없애버리려 한다”며 “전 세계 독재 역사 중 이런 독재는 처음 본다”고 주장했다. 지난 27일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낙연 전 총리가 이 후보를 겨냥해 꺼낸 ‘괴물 독재국가’라는 표현도 자주 등장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방영된 방송 찬조 연설에서 “국가 위기 앞에서 우리 모두는 진영과 이념과 지역의 차이를 뛰어넘어야 한다”며 “괴물 독재국가를 막으려면 부득이 김문수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유세 현장마다 자신의 경기지사 시절 치적을 거론하며 “삼성 이건희 회장부터 삼성의 중요한 의사 결정권자를 찾아가 5년을 설득해 평택에 삼성 반도체 공장을 지었다”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노조하던 사람이지만, 기업이 잘돼야 노조가 늘어나고, 기업이 확장해야 노조가 있을 수 있지 않으냐”고 말해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김 후보는 또한 "저는 여러분한테 돈을 나눠드리려고 한다. 애 하나 낳으면 1억씩 드리겠다"고도 말했다. 김 후보는 "애 낳자마자부터 돈을 좀 주고 초등학교 들어갈 때 2500만원, 중학교 들어갈 때 2500만원, 고등학교 들어갈 때 5000만원 이렇게 나눠서 1억원을 드리겠다”고 했다. 이 후보의 민생지원금 정책에 대해선 "멍청한 사람은 집에 가만히 있는 사람한테 25만원씩 준다니까 이게 웬 공돈이냐 한다"며 “25만 원 나눠주는 거 공짜인가. 여러분 세금”이라고 지적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외동딸 동주씨와 함께 29일 오전 인천 계양1동 주민센터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외동딸 동주씨와 함께 29일 오전 인천 계양1동 주민센터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거북섬 논란’와 이 후보 가족 관련 의혹을 부각했다. 권성동 공동선대위원장은 “거북섬 사태는 제2의 백현동 사건”이라며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필요하면 특별법 제정도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24일 시흥 유세에서 주변 상가 공실 문제가 심각한 웨이브파크를 경기도지사 시절 치적으로 내세우며 “거북섬에 오면 우리가 나서서 해줄 테니까 오라고 유인을 해서 인·허가와 건축, 완공까지 2년밖에 안 되게 해치웠다”말해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은 또 이 후보 아들의 불법 의혹 등을 추가 검증하기 위한 ‘이재명 가족 비리 진상조사단’을 출범시켰다.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김문수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임현동 기자.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김문수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임현동 기자.

사전 투표 전 단일화가 무산됐지만 김 후보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 대한 비판은 자제했다. 김 후보는 오전 계양구 사전 투표 뒤 기자들에게 “저는 마지막까지도 계속 노력하겠다. 하나로 뭉치기 위해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성동 선대위원장은 “이 후보와의 단일화는 무산됐지만, 투표장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에 따른 단일화 이뤄질 것”이라며 “이 후보의 정책 공약 중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공약은 최대한 수용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지금은 김문수, 미래는 이준석.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30일부터 선거운동 종료일까지 총 90시간 동안 전국을 순회하는 논스톱 외박 유세를 진행한다. 경기 남부와 경기 북부, 충청과 강원에 이어 서울로 올라와 유세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김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3자 구도로 대역전이 가능하단 입장이지만, 내부에선 불안감도 감지된다.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결국 김문수의 빅텐트엔 사실상 이낙연만 온 것 아니냐”며 “반전 카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