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 때마다 으르릉...프로농구 '앙숙' 이정현·이관희, 서로 소속팀 바꿨다

삼성에서 DB로 옮긴 베테랑 가드 이정현(왼쪽). 연합뉴스

삼성에서 DB로 옮긴 베테랑 가드 이정현(왼쪽). 연합뉴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 프로농구 '대표 앙숙' 이정현(38)과 이관희(37)가 서로 소속팀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원주 DB 구단은 2일 "베테랑 가드 이정현과 기간 2년, 첫 해 보수 총액 4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정현은 2010년 전체 2순위로 안양 정관장(당시 한국인삼공사)에 입단하며 프로에 입문했다. 이후 부산 KCC와 서울 삼성에서 활약하며 두 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지난 시즌(2024~25시즌)엔 삼성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 5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평균 10.4점 3.7리바운드 5.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정현은 KBL 데뷔 이래 690경기에서 단 한 경기도 결장하지 않고 출전했다. DB는 "슈팅 능력과 2대 2 플레이에 장점이 있는 이정현이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DB는 지난 시즌 7위로 '봄농구(포스트시즌)'에 실패했다.  

이정현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친정팀 삼성으로 복귀한 이관희(왼쪽). 연합뉴스

이정현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친정팀 삼성으로 복귀한 이관희(왼쪽). 연합뉴스

이정현을 보낸 삼성은 지난 시즌까지 DB에서 뛴 이관희를 영입해 가드진 공백을 메웠다. 이관희는 김주성 감독과 마찰 끝에 DB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관희도 2년 계약을 맺었다. 첫해 보수 총액은 이정현보다 낮은 2억원이다. 이관희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42경기에 출전, 평균 9.6점 2.3리바운드 1.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새로 둥지를 튼 삼성은 이관희의 친정팀이다. 그는 2011년 삼성에서 프로 데뷔했다. 삼성은 지난 시즌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정현과 이관희는 오랜 악연으로 유명한 앙숙 관계다. 두 선수는 그간 여러 차례 코트에서 충돌하는 등 신경전을 펼쳤다. 만날 때마다 으르렁댄다. 선수와 감독이 전부 조심할 만큼 둘의 사이는 좋지 않다. 다만 두 사람이 서로 미워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둘의 사이가 처음 알려진 건 2017년 챔피언결정전 2차전이었다. 당시 삼성 소속이었던 이관희가 인삼공사 이정현의 팔에 밀려 넘어졌다. 그러자 이관희는 곧바로 일어나 팔꿈치로 이정현의 가슴을 밀어 넘어뜨리며 둘의 불편한 관계는 세간에 알려졌다. 한편, 서울 SK도 가드 오재현과 기간 3년, 첫해 보수 총액 2억5000만의 조건으로 재계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