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3일 오후 8시. 경북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 경로당이 떠들썩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치러진 대선 투표가 마무리되고 지상파 3사가 공동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주민들은 손뼉을 치고 환호하면서 기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3일 오후 8시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득표율 예측이 높게 나오자 이 후보의 고향인 경북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 주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출구조사 발표에 고향마을 환호성
고향 출신 이 후보를 응원하는 주민들이 상당수였던 도촌리는 흥분에 휩싸였다. 한참 동안 “이재명 대통령”을 연호한 뒤에는 미리 준비한 막걸리로 축배를 들었다. 주민 신상준(67)씨는 상기된 얼굴로 “마을 출신이 대통령이 된다니 정말 흥분된다”며 “앞으로 우리 마을에 관광객도 오고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고향인 경북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의 경로당 창고에서 마을 주민들이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하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사래실·평지마·새못·텃골·지통마·길골 등 자연부락으로 이뤄진 도촌마을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지통마(지촌·紙村)에서 1963년 태어났다.
이 후보가 쓴 자서전 『이재명의 굽은 팔』에서도 도촌마을에 대한 회고가 남아있다. 그는 “도촌리는 산에서 밭을 일구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깊은 산촌이었다”고 마을을 기억했다. 병원을 갈 때는 산을 넘고 한참 걸어 버스를 탄 뒤 이웃 지자체인 영양군까지 가야 해 한나절이 걸릴 정도로 교통이 불편했다고 한다. 지금도 지통마는 시내버스가 다니지 않는 교통오지다.
“산골짜기 시골서 대단한 인물 나와”

안동 도촌마을 초입을 알리는 표지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도촌마을 지통마에서 태어났다. 김정석 기자
조성호(63)씨는 “후배인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이 된다면 자기 고향의 부실한 도로 사정과 위험한 교통 체계를 신경써서 고쳐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금점용(73)씨는 “마을 주민들이 대부분 사과나 고추 농사를 짓고 사는데 정부가 농산물 가격 안정에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선 2022년 제20대 대통령 후보 투표 결과 이 후보는 예안면 제2투표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보다 단 한 표가 적은 108표로 47.79%의 득표율을 보였었다. 이 후보의 출신이 지역민들의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친 셈이다. 이 후보는 선거운동 시한 이틀을 남겨둔 지난 1일 고향인 안동을 찾아 지역과의 인연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안동 웅부공원에서 “전 안동에서 태어나 안동의 물과 쌀, 풀을 먹고 자랐다”며 “부모님과 조부, 증·고조부, 선대 다 여기 묻혀있고 저도 안동에 묻힐 것으로 안동은 제 출발점이고 종착점”이라고 강조했다.

대선을 이틀 앞두고 ‘험지’인 영남 지역 유세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운데)가 지난 1일 오전 경북 안동시 웅부공원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전 안동에서 태어나 안동의 물과 쌀, 풀을 먹고 자랐다”며 “안동은 제 출발점이고 종착점”이라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이 후보가 안동과의 인연을 마지막까지 강조한 만큼 주민들의 기대도 크다. 지통마에 사는 김창수(65)씨는 “이 작은 산골짜기에서 대단한 인물이 났으니 온 마을의 경사”라며 “새로운 대통령이 그저 사심 없이 국민들을 위해 일하고 나라를 잘 살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