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하버드대에서 열린 제374회 졸업식. AFP=연합뉴스
이에 따라 하버드대의 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tudent and Exchange Visitor Program·SEVP)을 통한 유학은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학의 SEVP를 이용하려는 유학생은 예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F, M, J 비자를 통해 체류 중인 하버드대 유학생의 경우에도 국무장관이 재량에 따라 기존에 발급된 비자 취소 여부를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3일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주먹을 휘두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매사추세츠주 하버드대 캠퍼스에 설치된 하버드 표지판. AFP=연합뉴스
하버드대는 이번 포고문에 대해 “수정헌법 1조의 권리(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또 하나의 불법적인 보복 조치”라며 “하버드는 외국 학생들을 계속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하버드대 입장에서 당장 비자를 취소하고 모든 유학생을 돌려보낼 수는 없을 것”이라며 “국무부 등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하버드대를 비롯한 한국 유학생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명문대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도 지속되고 있다. 미 교육부는 이날 컬럼비아대가 차별금지법을 위반해 미 중부주(州) 고등교육위원회(MSCHE)가 정한 교육기관 인증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MSCHE에 통보했다. 미국은 교육부가 직접 대학에 대한 인증을 담당하는 대신 7개 권역별 인증기구가 인증 역할을 맡는다. MSCHE 인증은 연방정부 장학금인 ‘펠 그랜트’(Pell Grant) 및 연방 학자금 대출 수혜 대상기관 여부를 정하는 기준이 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컬럼비아 칼리지와 컬럼비아 공대 학부생의 21%가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펠 그랜트 지원을 받고 있는데, 컬럼비아대가 인증을 받지 못할 경우 이들에 대한 학자금 지원이 끊길 가능성이 있다.
린다 맥마흔 교육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테러 공격 이후 컬럼비아대 지도부는 캠퍼스 내 유대인 학생들에 대한 괴롭힘을 의도적으로 방치했다”며 “이는 비도덕적일 뿐만 아니라 불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연방 차별금지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는 것처럼 인증기관들도 인증 대상 대학들이 기준을 지키도록 보장할 의무가 있다”며 인증기관을 압박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학내 반유대주의 대응 미흡을 이유로 지난 3월 컬럼비아대를 상대로 4억 달러 규모의 연방보조금 지급과 연방 계약을 취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