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또 가자 식량 배급소서 발포…민간인 27명 사망

이스라엘 정부가 주도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이 운영하는 가자 남부 라파의 가자인도주의재단(GHF) 식량 배급소 근처에서 잇따라 연속 총격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군(IDF)은 지난 1일 사건에 대해선 허위사실이라며 부인했으나, 3일 발생한 사건에 대해선 ‘경고 사격’이었다며 발포 사실을 인정했다.

3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 구호 허브로 향하던 중 사망한 주민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 구호 허브로 향하던 중 사망한 주민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CNN방송 등 외신은 3일 가자지구 구호품 배급소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주민 27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지지구 보건부는 라파의 GHF 배급소 근처에서 식량 배급을 기다리던 주민 27명이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숨졌다. 영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들것에 실려 칸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으로 옮겨지는 모습이 담겼다. 한 의료 관계자는 “너무나 많은 환자가 한꺼번에 몰려들고 있다”며 “중환자실의 환자 한사람이 숨을 거둬야 다음 사람을 진찰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IDF)은 발포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일부 사람들이 이스라엘군을 향해 다가오며 위협을 가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GHF 배급소에서 약 500m 떨어진 쪽으로 발포했다”며 사망자 발생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GHF 인근에서 사상자가 거듭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경위를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자지구 북부에서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군 소속 20대 장병 3명이 사망했다고 강조했다.


3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가자 구호 허브로 향하던 중 사망한 주민의 장례식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애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가자 구호 허브로 향하던 중 사망한 주민의 장례식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애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앞서 지난 1일에도 라파의 배급소 근처에 목겨든 주민들을 향해 이뤄진 발포로 31명이 숨지고 100명 넘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모두 허위”라고 일축하는 한편, 의문의 무장 세력이 일부러 민간인을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발포 사건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이어지자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인들이 먹을 것을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며 “즉각적이고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했다. 3일 발포사건은 이 직후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