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李 당선에 “흉금 열고 대화”…조기 정상회담에 의욕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4일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한·일 협력에 대한 기대와 함께 ‘조기 정상회담’ 의지를 내비쳤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정권 출범에 따른 셔틀외교 재개를 묻는 질문에 “정부가 구성돼 기능할 수 있게 되면 일·한 정상회담을 가능한 조속히 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셔틀외교의 중요성이라는 것은 한국이 어떤 정권이든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달 23일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지·AFP=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달 23일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지·AFP=연합뉴스

이시바 총리는 이번 대선과 관련해 “한국 민주주의의 결과로 한국 국민의 선택에 경의를 표한다”며 “취임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또 올해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민간을 포함해 일·한 교류를 한층 활발히 해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닮은 점”이 많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저출산·고령화,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 등을 사례로 들었다. 이어 “일본도 한국도 미국과 동맹 관계가 있어 외교·안보 면에서도 닮은 점이 많다”며 “이재명 대통령과도 일·한, 일·미·한 협력을 활발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한국 내에서 여러 여론도 있고 새 대통령이 지금껏 발언해온 것도 있지만, 선거 중에 일본이 중요한 파트너로 일본을 좋아한다고 말씀했다”고도 했다. 이어 “한국과 흉금을 열고 민간을 포함해 적극적인 교류로 유대를 강하게 하고 싶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4일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이재명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조기 정상회담에 대한 의욕을 내비쳤다. 지지·AFP=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4일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이재명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조기 정상회담에 대한 의욕을 내비쳤다. 지지·AFP=연합뉴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관방장관도 이날 오전 회견을 통해 새 정부와의 협력 의지를 밝혔다. 그는 “폭넓은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동시에 이웃 나라로 어려운 문제도 존재하지만 일·한 관계가 계속 안정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국민 간 교류를 소중히 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새 정부와 긴밀히 의사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자민당 외교부회 소속의 마쓰카와 루이(松川るい) 자민당 부간사장(참의원)은 “일·미·한 협력도 중요한 데다, 올해는 일·한 수교 60주년으로 윤석열-기시다 시대부터 시작된 관계 정상화의 좋은 흐름이 (새 정부에서) 성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이재명 정권 출범에 따른 한·일관계 영향에 촉각을 세웠다. 이달 중순 캐나다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한국이 초청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양국 정상이 첫 대면할 수 있다면서다. 일각에선 이달 22일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이재명 대통령이 내놓을 메시지를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려도 적지 않다. 일본 외무성의 한 관계자는 마이니치신문에 “정권 출범 당초에는 융화 자세이더라도 대일 강경 ‘토양(地)’이 점점 나올 것”이라며 경계감을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념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면서 ‘실리 중시’ 주장을 조명했다. 신문은 한국 새 정권의 일본 인맥 부족 상황을 지적하면서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을 지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역할을 거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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