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십년만 최강 대통령에도 경제난·트럼프 위협 직면”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뉴스1

 
4일 제21대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외신들은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한 한국 대통령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어려운 국내 정치·경제 상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협상 등 산적한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 당선은) 한국의 회복력 있는 민주주의에서 또 하나의 결정적 순간으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된 지난 6개월간의 정치 혼란이 마무리된 것에 대한 긍정적 평가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대통령은 최근 수십 년 사이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다”며 “대통령 말고도 의회 역시 이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이재명 정부에 산적한 과제가 많다는 지적도 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으로 인한 혼란을 최우선으로 해결한 뒤 침체한 경제를 되살리고 장기적으로 인구 위기를 반전시킬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협상·주한미군 역할 논의, 북한 핵 위협 등 외부의 어려움이 (이 대통령을)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AFP통신도 “수출 주도 경제를 위협하는 글로벌 무역 변화, 세계 최악의 출산율, 급속도로 무기를 확장하는 대담한 북한 등 엄청난 난관에 (이 대통령이) 직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도 “중국 및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 군사력을 키우는 북한의 세력 확대로 한국을 둘러싼 지역 상황은 더욱 악화하며 이 대통령이 상당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외신들은 이 대통령의 외교적 노선에도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대통령은 한미동맹 강화, 일본과의 협력, 북한 인권 문제 제기 등 전임 정부의 외교정책 기조를 일부 계승하겠다고 공약했다”면서도 “자신을 (미국의 대표적 진보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에 비유한 적이 있는 그는 중국과 미국 간 균형 외교를 원하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견제 정책을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 대통령은 중국 관련 문제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빚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2일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국민 모두를 위한 거니까 필요하면 가랑이 밑이라도 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을 전하며 “이 대통령이 외교 정책에서 전 지도자에 비해 덜 이념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남아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NYT는 “이 대통령의 여러 혐의에 대한 재판 진행 여부를 놓고 논쟁이 있다”며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헌법재판소 판결로 논쟁이 해결될 때까지 리더십 불확실성이 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 BBC도 “대선 승리 후 법적 장애물들이 그의 대통령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핵심 동맹으로서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심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X(옛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리면서 “우리는 민주주의, 인권, 법치주의에 대한 공통된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글로벌 무대에서의 한국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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