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경기"...원맨쇼로 프랑스오픈 테니스 4강 오른 알카라스

3년 연속 프랑스오픈 4강에 진출한 알카라스. AFP=연합뉴스

3년 연속 프랑스오픈 4강에 진출한 알카라스. AFP=연합뉴스

'카를로스 쇼.'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공식 소셜미디어(SNS)는 디펜딩 챔피언 카를로스 알카라스(22·세계 2위·스페인)와 토미 폴(28·12위·미국)의 대회 남자 단식 8강전을 이렇게 표현했다. 알카라스는 39개의 위닝샷을 꽂는 압도적인 경기 끝에 폴을 3-0(6-0 6-1 6-4)으로 완파했다. 상대에 5게임만 내준 덕분에 경기는 속전속결(1시간 34분)로 끝났다. 폴은 세계 10위권의 강호지만, 알카라스 앞에선 힘 한 번 제대로 못 쓰고 무릎을 꿇었다. 

한마디 알카라스 원맨쇼였다. 경기 후 알카라스의 '온-코트(on-court) 인터뷰' 사회자로 나선 프랑스오픈 3회 우승자 매츠 윌랜더(61·은퇴·스웨덴)는 "퍼펙트 경기"라며 찬사를 보냈다. 알카라스는 "눈을 감고 쳐도 모든 샷이 들어갔다. 완벽한 경기였다. 완벽한 샷을 치려고 했고, 결과엔 신경 쓰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로써 알카라스는 3년 연속으로 프랑스오픈 4강 무대를 밟았다. 프랑스오픈에서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다음 해 4강에 오른 건 2021년 '클레이(clay·흙) 킹' 라파엘 나달(39·스페인·은퇴)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대회 개막식에서 은퇴식을 치른 나달은 프랑스오픈에서 14회 우승했다. 대회 최다 우승이다. 프랑스오픈은 4대 메이저대회(호주오픈·윔블던·US오픈) 중 유일하게 클레이 코트에서 열린다.  

알카라스는 롤모델이자 국가대표 선배였던 나달처럼 유독 클레이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다. 이날 경기를 포함 올 시즌 클레이에서 20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알카라스가 대회 2연패(메이저 5승)를 달성하면 2000년 이후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세 번째 선수로 기록된다. 앞서 나달이 5연패 한 차례와 4연패 두 차례를 기록했고, 구스타부 키르텡(49·은퇴·브라질)이 2000년과 2001년에 연달아 정상에 올랐다.  


알카라스의 4강 상대는 프랜시스 티아포(27·16위·미국)를 3-1(7-5 3-6 6-3 6-2)로 제압한 로렌초 무세티(23·7위·이탈리아)다. 상대 전적에서 알카라스가 5승 1패로 크게 앞선다. 무세티는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서는 지난해 윔블던에 이어 두 번째 4강 진출이다. 하지만 최근 기세는 무세티도 만만치 않다. 그는 올해 클레이코트에서 치러진 마스터스 1000시리즈 3개 대회에서 모두 4강에 오른 유일한 선수다. 마스터스 1000시리즈는 4대 메이저 바로 아래 등급 대회다. 알카라스는 "프랑스오픈은 의미가 남다른 대회다. 매년 출전하지만, 매번 특별한 기분"이라며 "항상 우승이 목표다. 승자의 환호를 만끽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무세티전을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