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전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당신의 맛' 스틸 컷. 강하늘(한범우 역)과 고민시(모연주 역)가 식재료를 구하러 간 전주 남부시장에서 승강이를 하고 있다. 사진 드라마 홍보사 '한남언니'
‘왱이집’ 대표 “춘승은 우리 둘째 아들 얘기”
1987년 문을 연 ‘왱이집’은 벌이 한꺼번에 모여들 때 ‘왱’ 소리가 나듯이 손님이 벌떼처럼 모여들라는 의미라고 한다. 드라마 촬영지로 입소문이 나면서 이른바 ‘핫플레이스’가 됐다. 극 중 외제 차를 끌고 다니며 말썽을 피우는 콩나물국밥집 아들 신춘승(유수빈)에 대해 유 대표는 “실제 우리 둘째 아들이 저렇게 살았다”며 “그때는 속을 썩였지만 지금은 철이 들어 아들 낳고 아반떼 타고 다닌다”고 했다.

지난 4일 전북 전주시 경원동 '전주왱이콩나물국밥전문점'. '당신의 맛'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국내외에서 손님이 몰리고 있다고 한다. 전주=김준희 기자
고민시 식당은 전주 한옥마을서 촬영
드라마엔 한 해 1000만명 이상 찾는 전주 한옥마을도 등장한다. 고민시가 운영하는 식당 ‘정제’가 한옥마을 안에 있는 설정이다. 전주종합관광안내소 관계자는 한옥마을 지도를 펼쳐 보이며 “관광객은 물론이고 전주 사람도 ‘몰랐다. (드라마 촬영 장소가) 어디냐’고 물어본다”며 “고민시 식당은 동학혁명기념관 근처 골목길에서 찍었고, 강하늘과 고민시가 데이트한 곳은 관광안내소 근처 옥상과 (한옥마을과 서학동을 잇는) 남천교 위 청연루(팔작지붕)”라고 설명했다.




“재밌다” “불편”…남부시장 상인 반응 제각각
한 식료품점에서 일하는 이동현(23)씨는 “아는 데가 나오니 드라마가 더 재밌다”고 했다. 반면 식료품점 사장 임성택(55)씨는 “‘당신의 맛’을 촬영할 때 우리 가게에서 전기를 뽑아 갔다”며 “남부시장에서 드라마·영화를 자주 찍는데, 교통을 차단하고 길이 혼잡하니 상인도, 손님도 불편하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면서 “전주시가 지난해부터 주차장 무료 시간을 1시간에서 30분으로 줄였다”며 “‘영화 도시’라고 홍보할 게 아니라 주차 요금 감면이 진짜 시장을 살리는 길”이라고 했다.


전주영화제 스태프 출신 한준희 감독이 기획
전주를 무대로 한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엔 이 드라마에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한준희(41) 감독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영화 ‘차이나타운’과 ‘D.P.’ 시리즈 등을 연출한 한 감독은 2009~2010년 10·11회 전주국제영화제 사업마케팅팀에서 일했다.

'당신의 맛'에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한준희 감독. 사진 드라마 홍보사 '한남언니'
전주시 “5000만원 지원…홍보 효과”
전주란 지명이 드라마에 그대로 쓰이고 전주 토박이와 소재를 다루다 보니 일각에선 “전주시가 기획·제작했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오병목 전주시 영화영상팀장은 “전주시는 제작진의 요청으로 지난해 6~7월 드라마 기획 단계부터 올해 1월 촬영을 마칠 때까지 로케이션 스카우팅(장소 섭외) 등을 돕고, 제작비로 5000만원을 지원했을 뿐”이라며 “드라마가 흥행하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했다.
한편 ‘당신의 맛’은 전주국제영화제 역사상 TV 드라마론 처음으로 올해 26회 행사에 공식 초청·상영됐다. 전주시는 공식 유튜브를 통해 오는 16일까지 ‘당신의 맛’을 시청한 뒤 가보고 싶은 전주 촬영지를 캡처(편집)해 보내면 100명을 추첨해 1만원 상품권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영화·영상 산업 수도’ 꿈꾸는 전주시
전주는 ‘기생충’ ‘오징어 게임’ ‘폭싹 속았수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을 찍은 국내 대표 촬영지로 꼽힌다. 전주 한옥마을과 전동성당·경기전 등 아름다운 건축물이 즐비하고, 상림동에 있는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선 스튜디오 촬영이 가능해 해마다 100여 편의 드라마·영화가 전주를 비롯해 전북에서 촬영되고 있다는 게 전주시 설명이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지난해 10월 30일 ‘글로벌 영화·영상 산업 수도, 전주’ 비전을 선포했다. 2034년까지 10년간 5750억원을 투입해 영화·드라마 기획부터 촬영·후반 작업까지 콘텐트 제작 전 과정을 전주 안에서 유기적·효율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작 기반을 갖추면 배우와 제작진이 전주에 머무는 동안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일대에 10만㎡ 규모로 가상현실(VR)과 수중 촬영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영화산업특화단지를 짓고, 북부권 30만㎡ 부지에 ‘반지의 제왕’ ‘뮬란’ 등을 촬영한 뉴질랜드 쿠뮤필름 스튜디오의 제2 스튜디오를 만드는 게 핵심 사업이다. 앞서 쿠뮤필름 스튜디오는 지난해 11월 전주에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이와 함께 고사동 전주 영화의거리엔 독립영화의 집을 만들고, 만성동 일대엔 미래 영상 기술 개발을 위한 방송·미디어 영상 콘텐트 단지도 조성한다. 전주시는 이 비전이 실현되면 영화·영상 산업 일자리 1000개 등 직간접 일자리 7000개 창출과 200개 기업 유치, 연간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주는 ‘기생충’ ‘오징어 게임’ ‘폭싹 속았수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을 찍은 국내 대표 촬영지로 꼽힌다. 전주 한옥마을과 전동성당·경기전 등 아름다운 건축물이 즐비하고, 상림동에 있는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선 스튜디오 촬영이 가능해 해마다 100여 편의 드라마·영화가 전주를 비롯해 전북에서 촬영되고 있다는 게 전주시 설명이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지난해 10월 30일 ‘글로벌 영화·영상 산업 수도, 전주’ 비전을 선포했다. 2034년까지 10년간 5750억원을 투입해 영화·드라마 기획부터 촬영·후반 작업까지 콘텐트 제작 전 과정을 전주 안에서 유기적·효율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작 기반을 갖추면 배우와 제작진이 전주에 머무는 동안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일대에 10만㎡ 규모로 가상현실(VR)과 수중 촬영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영화산업특화단지를 짓고, 북부권 30만㎡ 부지에 ‘반지의 제왕’ ‘뮬란’ 등을 촬영한 뉴질랜드 쿠뮤필름 스튜디오의 제2 스튜디오를 만드는 게 핵심 사업이다. 앞서 쿠뮤필름 스튜디오는 지난해 11월 전주에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이와 함께 고사동 전주 영화의거리엔 독립영화의 집을 만들고, 만성동 일대엔 미래 영상 기술 개발을 위한 방송·미디어 영상 콘텐트 단지도 조성한다. 전주시는 이 비전이 실현되면 영화·영상 산업 일자리 1000개 등 직간접 일자리 7000개 창출과 200개 기업 유치, 연간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