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세영이 인도네시아오픈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르며 올 시즌 5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AP=연합뉴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이스토라 겔로라 붕카르노 경기장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인도네시아오픈(수퍼1000) 결승에서 중국의 왕즈이(2위)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2-1(13-21 21-19 21-15)로 승리하며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안세영이 이 대회 정상에 오른 건 지난 2021년 이후 4년 만이다. 지난해에도 결승에 올랐지만 ‘맞수’ 천위페이(중국·5위)에 1-2로 패해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지난달 싱가포르오픈에서 끊긴 올시즌 국제대회 우승 질주를 다시 이어가게 됐다.
안세영은 말레이시아오픈과 인도오픈, 오를레앙마스터스에 이어 전영오픈까지 올 시즌 초반 참가한 국제대회 여자 단식을 모두 우승으로 장식하며 고속 질주했다. 이어진 수디르만컵에서도 개인전 5경기를 모두 2-0으로 승리하며 한국의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싱가포르오픈 8강에서 천위페이에 0-2로 완패해 연속 우승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부담감을 안고 출전한 인도네시아오픈에서 다시금 정상에 올라 세계랭킹 1위의 위용을 지켜냈다.

왕즈이와의 결승전에서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안세영. AP=연합뉴스
세계랭킹 1·2위 간 맞대결답게 결승전은 치열한 접전이었다. 1경기는 과감한 공격을 잇달아 시도한 왕즈이가 가져갔다. 앞선 4강전 도중 무릎을 다친 안세영은 장기인 철벽 수비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 했다. 상대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님을 간파한 왕즈이가 코트 구석구석을 과감히 공략하며 점수를 추가했다. 안세영은 1게임을 13-21로 내줬다.
2게임 중반까지의 흐름도 비슷했다. 9-17까지 스코어가 벌어지며 패색이 짙었지만, 이후 왕즈이의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안세영이 6연속 득점으로 15-17까지 따라붙었고, 18-18 동점을 거쳐 21-19로 게임을 가져왔다.

왕즈이는 경기 초반 흐름을 주도했지만 이후 안세영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준우승했다. AP=연합뉴스
우승이 확정된 직후 안세영은 왕즈이 및 심판진과 악수를 나눈 뒤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를 유도하며 챔피언의 자격을 만끽했다. 안세영은 지난 3월 전영오픈 결승전(2-1승)과 4월 수디르만컵(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 결승 여자 단식(2-0승)에 이어 인도네시아오픈에서 또 한 번 왕즈이를 제압하며 상대적 우위를 유지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안세영은 “많은 분들이 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면서 “나 자신을 믿은 게 우승의 비결”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