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사자 시신 교환 ‘삐걱’…“인도할 것” “더러운 술수”

러시아 국방부가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사자 시신 1212구를 실은 트럭 사진을 공개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 국방부가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사자 시신 1212구를 실은 트럭 사진을 공개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포로 시신을 대규모로 교환하기로 합의했지만 교환 일정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8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협상단 전문가급 대표 중 한 명인 알렉산드르 조린 러시아군총정찰국(GRU) 정보국 1부국장은 이날 “1차 인도분인 우크라이나군 시신 1212구를 교환 장소로 이송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사자 시신을 실은 열차가 국경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린 부국장은 이 조치가 지난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에서 합의된 일정에 따른 것이라며 “6000명 이상의 군인 시신을 돌려준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신은 복장 상태와 발견 장소 등을 기준으로 우크라이나군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이스탄불 지난 2일 이스탄불 협상에서 중상자와 환자, 젊은 병사 등 전쟁 포로와 함께 전사자 시신을 각각 6000구씩 인도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는 전날부터 포로와 전사자 시신 인도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예고 없이 무기한 연기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협상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은 전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국방부 연락팀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도착했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아직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포로 처리 조정본부는 성명을 통해 “전사자 시신 교환에 대해 정해진 날짜가 없었다고 반박하고 러시아가 포로 교환에 대한 합의된 기준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더러운 술수이자 날조”라고 비난했다.

이에 러시아 조린 부국장은 “이는 순수한 인도주의적 조치”라며 “이 결정이 정치적이라는 논쟁에는 별도로 언급할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인도주의적 조치 시행이 다음 주로 연기될 것이라는 신호가 있다”며 “우크라이나 측이 알고 있는 채널을 통해 시신 반환을 위한 조치가 진행될 것이라는 공식 확인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가 전사자 유가족에게 보상금 지급을 피하거나, 시신에 외국인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우려해 인도를 미루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가 지난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도착해 송환을 준비하는 호송대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 국방부가 지난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도착해 송환을 준비하는 호송대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