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까르띠에를 대표하는 신제품인 탱크 아 기쉐 모델. 시곗바늘 없는 구성이 특징이다. 1928년 처음 나온 모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사진 까르띠에
그 대표 모델로 크기를 키운 ‘탱크 루이 까르띠에’, 화려한 스톤으로 장식된 ‘팬더 드 까르띠에’, 남다른 볼륨감을 뽐내는 새 여성 컬렉션 ‘트레사쥬’, 영원한 아이콘 ‘팬더 주얼리 워치’가 등장해 브랜드가 강조하는 ‘형태의 워치메이커(The Watchmaker of Shape)’를 증명했다.

새로운 여성 주얼리 워치 트레사쥬. 사진 까르띠에
이와 함께 창의적인 디자인과 더불어 정통 워치메이킹 노하우를 여실히 드러낸 제품도 내놨다. 까르띠에 프리베 컬렉션으로 부활한 ‘탱크 아 기쉐’ 워치가 주인공으로, 작은 창 두 개를 통해 시각을 알리는 창의적 메커니즘과 탱크 컬렉션을 기반으로 완성한 디자인이 조화를 이뤘다.
까르띠에 프리베 탱크 아 기쉐
까르띠에 프리베는 매년 브랜드 역사에 중요한 모델을 재해석해 선보이는 컬렉션이다. 오리지널 디자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최신 무브먼트를 탑재해 성능을 끌어올리고, 연간 생산 수량을 제한하거나 한정판으로 출시해 애호가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한다.
올해 아홉 번째 에디션은 1928년 첫선을 보인 탱크 아 기쉐다. 프랑스어로 ‘창’을 뜻하는 ‘기쉐’라는 이름처럼, 별도의 다이얼 없이 케이스 상단에 낸 두 개의 창을 통해 시각을 표시하는 구조가 특징이다. 매 시각 정각이 되면 재빠르게 다음 숫자로 넘어가는 ‘점핑 아워(Jumping Hour)’와 분 단위로 천천히 이동하는 ‘드래깅 미닛(Dragging Minute)’ 메커니즘을 결합해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 시곗바늘 없이 시각을 알려주는 형태는 발표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탱크 아 기쉐는 시곗바늘 없이 시각을 알려주는 시계다. 한정 생산해 소장가치가 높다. 사진 까르띠에
2025년 신제품에는 새롭게 개발한 핸드 와인딩 무브먼트 9755 MC를 탑재했다. 6㎜에 불과한 얇은 케이스에 맞춰 설계된 초박형 무브먼트로, 크라운을 12시 방향에 배치해 시계 디자인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오리지널과 동일하게 12시 방향에 점핑 아워 창, 6시 방향에 드래깅 미닛 창을 둔 버전은 플래티넘과 옐로∙핑크 골드 세 가지로 출시된다. 이와 함께 200점 한정으로 선보이는 또 다른 플래티넘 버전은 두 개의 창 위치를 살짝 비틀었다. 케이스 크기는 전 모델 동일하게 37.6x24.8㎜이며,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을 매치해 우아한 무드를 완성했다.
탱크 루이 까르띠에
탱크 루이 까르띠에는 1917년 등장한 오리지널 탱크 ‘탱크 노말’ 이후 5년 만에 선보인 후속작으로, ‘탱크 시계의 교과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시계는 평균 모델보다 더 길어진 직사각형 케이스와 다이얼이 특징이며, 특히 케이스 양쪽에 수직으로 뻗은 ‘샤프트(탱크 시계의 핵심 디자인 요소)’의 모서리를 부드럽게 라운딩 처리해 한층 우아하고 세련된 인상을 준다. 그 결과 탱크 루이 까르띠에는 오늘날 우리가 ‘탱크 시계’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대표적인 이미지이자 전형으로 자리 잡았다.

2025년 탱크 루이 까르띠에 신제품 모델 착용 사진. 사진 까르띠에
2025년에 추가된 탱크 루이 까르띠에의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크기다. 새 모델은 38.1x27.75mm 사이즈로, 현재 매장에 있는 라지 모델(33.7x25.5mm)보다 전체적으로 커졌다. 기존 제품이 다소 작게 느껴졌던 이들에게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무브먼트도 달라졌다. 기존 쿼츠나 수동 와인딩이 아닌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옐로 골드 또는 핑크 골드로 선보이는 탱크 루이 까르띠에. 가장 큰 사이즈 버전이다. 사진 까르띠에
탱크를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는 그대로 적용됐다. 레일 모양 분 트랙, 로마숫자 인덱스, 카보숑 크라운, 블루 스틸 검 모양 시곗바늘이 대표적이다. 단, 다이얼 중앙에서 방사형으로 퍼져 나가는 패턴을 더해 이전 모델과 차이를 뒀다. 케이스 소재는 핑크 골드 또는 옐로 골드다.

탱크 루이 까르띠에 워치는 100년 넘게 까르띠에 시계의 핵심 컬렉션으로 활약 중이다. 사진 까르띠에
트레사쥬
곡선과 직선의 대비, 골드와 젬 스톤이 가진 질감과 광채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며 올해 테마인 ‘변형의 예술’을 우아하게 구현한 주얼리 워치다. 직사각형 다이얼 양쪽에는 회오리 바람이 떠오르는 트위스트 형태 장식을 더했고, 이 장식은 다이얼을 넘어 스트랩까지 길게 이어진다. 덕분에 이 시계는 가죽 스트랩 시계의 고전미와 뱅글 형태 팔찌의 조형미를 동시에 담아낸다.

총 4가지 버전으로 선보이는 트레사쥬. 사진 까르띠에
까르띠에의 주얼리 & 워치메이킹 부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마리 로르 세레드는 트레사쥬를 “주얼리와 시계를 새로운 형태로 융합하려는 까르띠에의 탐험 정신을 반영한 결과물”이라며 “이를 위해 시계의 클래식한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과장하고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소재와 스톤 세팅 여부에 따라 총 네 가지 버전으로 선보인다.
팬더 드 까르띠에 워치
다이얼은 물론 케이스와 브레이슬릿까지 그래픽 패턴으로 감싸며 시선을 사로잡는 주얼리 워치다. 얼룩말 또는 호랑이를 연상시키는 이 추상적 패턴은 까르띠에가 말하는 ‘변형의 예술’을 또 다른 방식으로 보여준다. 이를 위해 공방의 장인은 다이아몬드와 오렌지 또는 옐로 스페사르타이트를 풍성하게 세팅하고, 블랙과 브라운 래커로 깊이감을 더해 패턴을 완성했다. 브레이슬릿의 각 링크는 스톤 세팅 후 폴리싱 마감까지 거쳐 더욱 반짝인다.

하이 주얼러로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팬더 드 까르띠에 워치. 사진 까르띠에
함께 공개된 세미 파베 버전은 브레이슬릿 링크마다 다이아몬드 개수를 달리 세팅해 그러데이션 효과를 연출한다. 케이스에서 멀어질수록 스톤의 광채 대신 골드의 온화한 빛이 은은하게 드러난다. 케이스는 총 세 가지 크기로 출시되며, 미디엄 모델은 옐로 골드, 미니 모델은 핑크 골드로만 선보인다.

금빛과 다이아몬드의 반짝임이 조화를 이룬 팬더 드 까르띠에 워치. 사진 까르띠에
팬더 주얼리 워치
시계를 다양한 형태로 확장하려는 까르띠에의 실험 정신을 보여주는 주얼리 워치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동물인 팬더 모티브와 시∙분침이 있는 다이얼을 뱅글 양 끝에 각각 배치했다. 지금이라도 금방 뛰어오를 듯한 시계 속 팬더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조각 작품처럼 느껴진다. 근육의 긴장감, 무늬가 새겨진 털, 날카로운 눈매와 넓은 발바닥까지 동물의 생김새를 사실적으로 구현했다.

뱅글 형태로 시계와 주얼리의 경계를 허문 팬더 주얼리 워치. 사진 까르띠에
블랙 래커로 팬더 특유의 무늬를 표현하고, 차보라이트로 눈동자를 완성한 옐로 골드 버전과 오닉스로 무늬를 새기고 1100개의 화이트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화이트 골드 버전으로 선보인다. 두 모델 모두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동물인 팬더(표범)을 정교하게 표현했다. 사진 까르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