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경의중앙선 덮친 사다리차…운전자는 '면허정지' 음주

 
13일 오전 출근길에 경의중앙선 서울 서대문구 가좌역~신촌역 구간에서 사다리차가 선로 위로 넘어져 열차 운행이 6시간여 중단됐다.

13일 서울 서대문구 경의중앙선 가좌역~신촌역 구간 선로 위로 사다리차가 넘어져 있다. 이 사고로 전기공급 장애가 발생,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서대문구 경의중앙선 가좌역~신촌역 구간 선로 위로 사다리차가 넘어져 있다. 이 사고로 전기공급 장애가 발생,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당국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9분쯤 서울 서대문구 소재 한 아파트에서 이삿짐 업체 사다리차가 선로 위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사다리차가 전기 공급선을 건드렸고, 경의중앙선 서울역~행신역 구간 상하선에 전기 공급 장애가 발생해 운행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오후 2시30분쯤 복구가 완료될 때까지 출근길 승객을 포함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사다리가 40m가량 펼쳐진 상태에서 차가 넘어지면서 경의중앙선 선로뿐만 아니라 인근 주택 3채의 담과 지붕 등이 파손되기도 했다.

사고를 목격하고 신고한 아파트 경비원 임봉식(76)씨는 “경비실에서 이삿짐센터 차가 사다리로 짐을 운반하는 걸 우연히 쳐다봤는데, 갑자기 큰소리를 내면서 차가 쓰러졌다”며 “사고가 난 쪽이 경사가 져서인지 사다리차들이 수평을 잡느라 애를 많이 쓰는 곳인데, 근무하면서 사고가 난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아파트 주민 이모(65)씨는 “여기에서 23년째 살고 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 외출하던 길에 놀랐다”면서 “사다리차가 아파트 벽 쪽으로 넘어졌다면 안에 있던 주민들이 크게 다칠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1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에 열차 운행 전면 중단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에 열차 운행 전면 중단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이 사고로 소방과 경찰 등 인원 183명과 장비 22대가 동원됐다. 소방당국은 오전 11시 54분까지 건너편 주택으로 넘어간 사다리를 절단하고, 오후 12시 44분쯤 아파트 측에 남아있던 사다리 절단을 마쳤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대문구청과 소방당국은 재산 등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이 사다리차 운전자 김모(41)씨를 상대로 음주측정을 진행한 결과 김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06%의 면허정지 수준 수치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경찰에 “전날 오후 8시쯤 소주 1병을 마셨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김씨는 취재진에게 “술을 마시고 10시간 넘게 자고 나왔기 때문에 사고와 연관성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오후 1시 30분 사고 복구를 완료하고 열차 운행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 복구 및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KTX·일반열차 및 전동열차의 운행을 일부 조정했다”며 “열차 이용 고객은 코레일톡, 역·열차 내 안내 방송과 철도고객센터(1588-7788)에서 운행 상황을 사전에 확인해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