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고향 제주, 와보니 천국 같았다" 입양인 90명의 편지

여기 제주, “마치 천국에 온 기분”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3박 4일간 '제주와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 여행'에 나선 입양인들이 제주풍광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3박 4일간 '제주와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 여행'에 나선 입양인들이 제주풍광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제주의 풍광은 마치 천국에 온 기분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7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1세대 입양인 강현숙(Estelle·74)씨가 제주를 둘러보며 남긴 말이다.  

미국·덴마크·영국 입양인 90여 명 제주로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3박 4일간 '제주와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 여행'에 나선 입양인들이 염색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3박 4일간 '제주와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 여행'에 나선 입양인들이 염색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이달 8일부터 11일까지 3박 4일간 미국·덴마크·영국·태국 등에서 거주 중인 입양인 90여 명을 제주로 초청해 섬 곳곳을 둘러보고, 문화를 공유했다고 13일 밝혔다. 여정의 이름은 ‘제주와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 여행(Soul Home Journey with Jeju)’으로 붙여졌다. 제주가 고향은 아니지만, 매력적인 여행지인 제주를 향한 많은 이들의 마음이 담겼다는 의미다.



세계 평화의 섬 20주년, 제주 가치 전파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3박 4일간 '제주와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 여행'에 나선 입양인들이 족욕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3박 4일간 '제주와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 여행'에 나선 입양인들이 족욕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이번 초대는 세계 평화의 섬 지정 20주년을 맞은 제주도가 평화·공존·치유의 가치를 전 세계로 전파하기 위해서 이뤄졌다. 특히 행사를 공동 기획한 제주드림타워가 해외 입양인의 모국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미국 비영리단체 ‘미앤코리아(Me&Korea)’와 협력을 통해 사회공헌사업으로 진행했다. 제주드림타워는 숙소 등 행사 전반을 지원했다. 미앤코리아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등록된 비영리 단체다. 해외 한국 입양인들의 모국 방문 프로그램과 한국 정보 제공, 친가족 찾기, 한국어 수업, 커뮤니티 운영 등 입양인을 위해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제주의 인문적 가치, 국제 관광 모델로”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3박 4일간 '제주와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 여행'에 나선 입양인들이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에서 태권도 퍼포먼스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3박 4일간 '제주와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 여행'에 나선 입양인들이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에서 태권도 퍼포먼스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행사 기간 참가자들은 제주돌문화공원, 제주해녀박물관, 성산일출봉, 금능해수욕장, 도두무지개해안 등 제주의 대표적인 자연·문화 유산을 탐방했다. 또 해녀 공연 관람을 통해 제주 고유의 생태와 문화를 체험했다. 제주드림타워에서 상권 활성화를 위해 매주 주말 운영하는 ‘버스킹 ON다’의 프로그램을 통해 누웨마루거리에서 공연 관람과 상권 탐방도 함께 이뤄졌다. 고승철 제주관광공사 사장은 “제주도가 전 세계인의 마음을 포용하는 평화와 치유의 섬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기회였다”며 “제주가 품은 인문적 메시지를 참가자들과 지속해서 공유해, 국제적으로 성장 가능한 관광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제주 해녀의 용기와 역사·문화 공유” 

이달 8일부터 11일까지 3박 4일간 제주 여행에 나선 미국 입양인 한정자(Lisa Jackson·63)씨가 지인을 통해 쓴 감사 편지. 사진 제주관광공사

이달 8일부터 11일까지 3박 4일간 제주 여행에 나선 미국 입양인 한정자(Lisa Jackson·63)씨가 지인을 통해 쓴 감사 편지. 사진 제주관광공사

지난 11일에는 제주국제공항에서 환송 행사가 열려 제주도와 작별 인사를 나눴다. 제주 여행을 마치며 입양가족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전한 한정자(Lisa Jackson·63)씨는 주최측을 향해 “따뜻하게 맞아준 주최측과 제주도민에게 감사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8살 때 미국으로 입양돼 한글이 익숙지 않은 그녀가 말한 내용을 지인이 옆에서 받아 적는 형식이었다. 한 씨는 “제주도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지만 올 때마다 새로운 경험을 주는 섬”이라며 “제주 해녀의 용기와 제주의 역사·문화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됐고, 앞으로 가족·친구들과 함께 다시 제주를 방문하려 한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화해와 상생의 제주...마음의 고향으로 기억되길”

오영훈 제주지사가 지난 11일 '제주와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 여행' 환송회에서 참가자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오영훈 제주지사가 지난 11일 '제주와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 여행' 환송회에서 참가자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환송에 나선 오영훈 도지사는 “이곳 제주는 77년 전 국가폭력의 깊은 상처를 겪었지만, 진실을 직면하고 화해와 상생의 길을 걷고 있는 아픔과 회복, 그리고 새로운 희망이 공존하는 공간”이라며 “제주는 언제나 여러분을 환영하며, 제주가 마음의 고향으로 오래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환송의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