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사회장 "트리플링 사태 코앞...의협, 이달 내 책임있는 결정해야"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이 지난해 11월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선거를 위한 후보자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이 지난해 11월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선거를 위한 후보자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이달 내 책임있는 결정을 내리고 전공의ㆍ의대생을 돌려보내야 합니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1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대로라면 의대생 ‘트리플링(3배)’으로 의대 교육이 무너질 뿐 아니라 2년 연속 의사 수급이 중단돼 의료 시스템마저 망가질 것”이라며 김택우 의협회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 4~5월 전공의ㆍ의대생의 복귀 길을 터줬다. 수련병원 전공의 추가모집을 열어주고 복귀자에 수련ㆍ병역 특례를 줬다. 의대생 역시 복귀할 경우 놓친 3개월여 수업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학업을 따라잡을 수 있게 해줬다.


하지만 전공의 75%, 의대생 57%가 여전히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사직 전공의 상당수는 개원가 등에 취업해 일하고 있지만 의대생들은 유급ㆍ제적 처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내년 봄이면 2026학번 신입생을 포함한 세학번이 1학년 수업을 동시에 들어야 한다.  

황 회장은 “대학들이 유급ㆍ제적 행정 처리를 마치는 올 1학기 말까지는 의대생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의협이 구체적인 대안을 내놔야 한다”라며 “트리플링 사태를 막을 수 있는 기회는 6월 말까지 2주 밖에 남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복귀자들이 7월에는 복귀해 수업을 받는다면, 여름ㆍ겨울방학을 단축하는 등의 방식으로 트리플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협 부회장도 맡고 있는 황 회장은 “의협 집행부의 내부 의견 수렴 구조가 경직돼 있고, 지역의사회와 소통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게 문제”라며 “그래서 결단을 내려야할 타이밍을 계속 놓쳤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계엄ㆍ탄핵 사태 때와 지난 2월, 대선 직전인 5월 말까지 의정갈등을 풀 기회가 최소 세 번은 있었다”라며 “의협이 책임 있는 결정이나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면 지금과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라도 의협이 의료계의 의견을 모아 정부에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의협 "새 정부 구성되면 의대생 복귀 분위기 만들 것"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이 지난 4월 17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이 지난 4월 17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협은 이런 내부 비판에 대해 “모순이 많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먼저 의협 입장에서 당장 이야기할 대상이 없다. 아직 새 장ㆍ차관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인데 정부의 누구를 상대로 이야기를 해야 하느냐”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의대생들은 의협이 ‘나오라’고 해서 학교를 떠난게 아니기 때문에, 의협이 ‘학교로 돌아가라’ 말한다 해서 들어가지 않는다”라며 “앞으로도 의협은 의대생들을 향해 돌아가라는 말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 정부가 구성되면 의협은 의대생들이 학교 복귀를 자발적으로 택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