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점포 줄고, ‘시·외’ 특화 점포 늘어

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10월 시니어 특화 통합 서비스 제공을 위해 출범한 '하나 더 넥스트(HANA THE NEXT)'. 사진 하나금융그룹
외국인 특화 점포도 증가 추세다. 4대 은행의 외국인 특화 점포는 31곳에 달한다. 신한은행은 올해 김해와 서울 독산동에 외국인 중심 영업점을 개설하면서 외국인 고객 모집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엔 경기권에 외국인 점포를 추가로 열 예정이다. 경기 안산·평택 등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지역에 주로 위치한 외국인 점포는 송금 등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외국인 근로자들이 쉬는 일요일에 영업하는 게 특징이다.
은행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일반 오프라인 점포를 축소하는 추세와 비교하면 시니어·외국인 점포 증가세는 대조적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4대 은행의 국내 점포는 총 2702개로, 지난해 같은 분기(2813개)보다 111곳이 줄었다. 이들 은행 점포 수는 불과 5년 전인 2020년 1분기 말만 해도 3453개에 달했다.
인구감소에 은행 성장성 한계

김경진 기자
은행권에서 ‘시·외(시니어·외국인)’ 전략을 들고나온 건 기존의 대출 중심 영업의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내 인구는 감소하기 시작했지만 외국인과 고령층은 증가세다. 지난해 12월 65세 이상 인구는 1026만명으로, 사상 처음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통계청은 2030년이면 고령층 비중이 25%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고령층 숫자가 늘어나는 데다 평균 자산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65세 이상 가구의 순자산만 2744조원 규모에 이른다.
또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65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1년 196만 명에서 2022년(225만 명), 2023년(251만 명) 등 매년 10만 명 이상 늘고 있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고령화로 인해 은행의 대출·투자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며 “개인자산관리나 신탁, 연금 등을 미래사업으로 삼고 은행 수익원 위축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시니어·외국인 고객 늘리기 주력
시중은행은 외국인을 위한 상품 설계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하나은행은 외국인 전용 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에도 외국인이 대출을 받을 순 있었지만, 담보대출 중심이었다. 외국인 특성을 고려해 신용평가 모델을 새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외국인 전용 해외 송금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외국인 고객 편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인구가 줄고 특히 미래세대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시니어와 외국인이 은행의 블루오션”이라며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무작정 늘릴 수도 없다 보니 비이자이익 사업의 중요성도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