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해병대 방첩부대장 조사…‘VIP 격노설’ 실체 수사

지난해 4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4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순직해병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 18일 채모 해병 사망 사건 당시 해병대 방첩부대장이었던 문모 대령을 조사한 것으로 19일 파악됐다.

공수처 해병대원 순직사건 수사팀(팀장 차정현 부장)은 지난 18일 해병대 방첩부대장이었던 문 대령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국군방첩사령부 소속으로 해병대 파견부대장이었던 문 대령은 이른바 ‘VIP 격노설’을 김계환 당시 해병대 사령관에게 전해 들었다고 지목된 인물이다.

VIP 격노설이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경찰에 피의자로 넘기겠다는 해병대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고 격노했다는 의혹이다. 이후 국방부 검찰단 재수사를 거쳐 임 전 사단장은 피의자에서 제외됐다.

앞서 공수처는 김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하는 과정에서 ‘VIP가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에 대해 질책했다’는 취지로 말한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공수처는 압수수색한 김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과정에 김 전 사령관이 해병대 사령부 소속 관계자와 통화한 내용을 복원했다.

공수처는 지난 18일 문 대령을 상대로 당시 상황에 대해 질문했다고 한다. 앞서 문 대령은 지난해 9월 3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혐의 1심 재판에선 VIP 격노설을 들은 적 없다는 취지로 답변한 바 있다.


공수처는 하지만 문 대령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이 발생한 2023년 7월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 지휘부에 해병대 상황을 보고하고, 김계환 당시 해병대 사령관과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했던 만큼 ‘VIP 격노설’의 실체를 증언할 주요 인물로 보고 있다.

공수처는 순직해병 특검이 수사를 개시하기 전까지 의혹 규명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지난 16일엔 채 해병 순직 당시 윤석열 정부 국가안보실에서 파견 근무하던 김형래 행정관(해병 대령)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대령은 해병대 수사단이 초동수사기록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뒤 해병대 수사단 관계자, 김 전 사령관, 박 전 대령 등 국방부와 해병대 관계자들과 두루 통화한 인물이다.

공수처는 앞서 10일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했고 지난 12~13일엔 해병대의 초동수사기록을 회수한 국방부검찰단의 김동혁 단장(육군 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검은 19일 출근길서 “특검보 임명이 마무리되면 공수처 등과 업무 협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