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금리 4회 연속 '멈춤'…향후 추이는 매파·비둘기파 엇갈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네 차례 연속 금리를 멈춰 세웠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내세운 이유는 ‘경제 불확실성’이다. 금리 전망도 같은 이유로 매파(통화 긴축 선호)와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사이 엇갈린다.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다음 달 추가 금리 인하 대신 숨 고르기를 할 가능성이 커졌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미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들으며 일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미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들으며 일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Fed는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예상대로였다. 트럼프 정부가 펼치는 관세 정책 여파가 시차를 두고 반영돼 결국은 물가가 오르겠지만 아직은 그 영향과 규모, 지속 기간 등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Fed는 내세웠다. 파월 의장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여름 동안 관세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 전쟁에 여전히 불안한 물가, 이스라엘ㆍ이란 분쟁까지. 미국 경제 앞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파월 의장 역시 “우리는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으며, 이를 예측하는 능력에 대해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부과 이후 Fed의 첫 경제 전망도 나왔다. 올해 경제성장률(GDP)은 지난 3월 1.7%에서 1.4%로 낮췄고, 물가 상승률(개인소비지출 지수 기준, 2.7→3%)과 실업률(4.4→4.5%) 전망은 소폭 높였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Fed는 올해 하반기 두 차례 금리 인하(총 0.5%포인트) 전망은 유지했다.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에서 기준금리 수준(중앙값)은 3개월 전(3.9%)과 같았다. 하지만 불투명한 경제 전망 탓에 의견 차이는 더 벌어졌다. 지난 3월엔 19명 중 4명이 올해 최종 동결을 전망했는데, 이번엔 7명으로 늘었다. 한 번의 금리 인하는 2명, 두 차례 이상의 인하는 10명이었다. 파월 의장은 “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 전망을 확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강조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프리야 미스라는 블룸버그에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참가자들의 시각 차이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의 통계지표는 잔이 반만 차 있다고 볼 수도, 반은 비어 있다고 볼 수도 있는” 모호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영향이 드러나려면 유예 시한이 끝나는 7월 8일 이후에야 가능한데, 그때도 (협상 지연 등으로) 모든 것이 명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기업들의 가격 인상도 시차가 있어 Fed도 내년 초에야 인플레이션 효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이 네 차례 연속 금리를 유지하면서, 한은도 다음 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2.75%에서 2.5%로 낮추면서, 미국(4.25∼4.5%)과의 금리 차이가 2%포인트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 소장은 “이번 FOMC에선 급변하는 중동 상황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것이고 시장의 기대보다 늦게, 덜 낮춘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며 “한은이 금리를 낮췄음에도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가계 부채는 계속 늘고 있어 다음 달 금리를 낮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