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도 뛸 수 있나"...트럼프, 뜬금없는 질문에 유벤투스 선수단 당황

트럼프 대통령(가운데)에게 클럽월드컵 공인구를 선물한 인판티노 FIFA 회장(왼쪽).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가운데)에게 클럽월드컵 공인구를 선물한 인판티노 FIFA 회장(왼쪽).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탈리아 프로축구 명문 유벤투스 선수들을 초대한 자리에서 트랜스젠더의 스포츠 출전과 관련한 뜬금없는 질문으로 유벤투스 선수들을 당황하게 했다.  

유벤투스 선수단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백악관을 방문했다. 세계 최대 스포츠시장을 갖춘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에 두 차례나 월드컵 치른다. 현재 한창 진행 중인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과 내년 북중미월드컵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부임 후 여러 차례 면담을 갖고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이번 클럽월드컵에 출전한 유벤투스 선수단의 백악관 방문도 지금껏 FIFA가 기울인 노력의 일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벤투스에서 뛰는 미국 선수인 티모시 웨아, 웨스턴 매케니가 방문객에 포함됐다. 유벤투스의 레전드로 지금은 구단 스카우트, 행정 업무를 보는 조르조 키엘리니와 이고르 투도르 감독, 다미엔 코모리 단장, 인판티노 회장 역시 동행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자도 팀에서 뛸 수 있나"라고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트랜스젠더의 여성 스포츠 참가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유벤투스 선수들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머쓱한 웃음만 주고받았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 코모리 단장이 "우리는 매우 좋은 여자팀이 있다"고 답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여자팀은 여자들과 경기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이에 코모리 단장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가리키며 "매우 외교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 연방대법원은 미성년자에 대한 성전환 치료를 금지한 테네시주의 법률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정. 트랜스젠더의 권리를 옹호하는 쪽에서는 심각한 타격으로 받아들여질 결정이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트럼프의 발언은 미국에서 트랜스젠더들이 점점 더 강한 적대감을 마주하는 시점에 나왔다"고 평했다. 유벤투스는 이날 워싱턴DC 아우디필드에서 치러진 알아인(아랍에미리트)과의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5-0으로 대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