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 흔들리는 부산가보니
17일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에서 만난 최모(64)씨는 대뜸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대선에 대해 물은 참이었다. 그는 “지난 대선 땐 그놈이 그놈이다 해서 안 찍었는데, 계엄 하는 거 보고 투표했다”며 “다들 ‘내가 남이가’ 하고 (김문수) 찍었겠지만, 민주당 찍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은 동진 정책을 꺼내 든 여권발 북서풍의 영향권에 들어간 듯 보였다. 국민의힘엔 매섭고 찬 바람이다. 국민의힘엔 ‘여름’이 아니다.
민주당 지지율 37

17일 찾은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에는 계엄 심판론으로 민심이 싸늘한 가운데 보수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신수민 기자
실제로 17일 오후 명지동에서 아이들을 하교, 하원 시키는 부모들은 새 정권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명지1동에서 만난 장모(38)씨는 “일할 사람이 이재명밖에 없지 않았나, 주변에는 다들 지금 대통령 잘한다는 말뿐”이라고 했다. 이모(42)씨도 “예전부터 일 잘한다 소문 나서 앞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보수 지지층은 지지층대로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컸다. 문모(39)씨는 “이재명 될까 봐 이준석 뽑았다”며 “계엄 때문에 젊은 사람들 민심이 돌아선 게 아닌가 싶다. 투표도 많이 했다더라”고 했다. 사하구 장림1동 신축아파트 인근에서 만난 30대 여성 두 명도 “이준석을 찍었다”고 했다. 한국갤럽 6월 2주차 정당지지도 조사에서도 부산의 민주당(37
이런 상황이다 보니 여권에서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은 해볼 만하다’는 말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이 선거 유세 때부터 해양수산부 이전과 HMM 부산 이전을 약속했고, 대통령으로서 첫 국무회의(5일)에서 해수부의 부산 이전 준비를 지시했다. 여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내년 부산 선거 박 터지겠네요”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최근 급격히 진행되는 인구 유출과 경제 불황도 민심을 흔드는 요소다. 부산 인구 수는 올 1분기 지난해 말 대비 7379명 줄면서 2021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1~4월 인구 순유출(전출자 수-전입자 수)도 5000명을 넘어서며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존 정치에 대한 불만이 교차 투표의 유혹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평깡통시장에서 만난 김모(52)씨는 “부산 집 팔아 서울 집 절대 못 산다. 균등하게 발전돼야 한다”며 “성남시 살려 놨다 해서 뽑았는데, 해수부라도 들어오면 좀 살맛 나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다만 해수부·HMM 이전 공약의 실현에 대해선 완전히 신뢰하진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애견패션샵을 운영하는 김모(48)씨는 “민주당 뽑긴 했는데 공약뿐이지 않나. 가덕도 신공항도 제대로 안 됐는데 뭐 될까 싶다”고 했다.
2017년 탄핵 이후 ‘스윙 스테이트’ 움직임
국정운영 전망에 부산·울산·경남은 63
그럼에도 여권이 낙관하기엔 이르단 시각도 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득표율보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