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태훈, 제68회 KPGA 선수권대회에서 생애 마수걸이 우승

옥태훈이 22일 끝난 제68회 K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사진 KPGA

옥태훈이 22일 끝난 제68회 K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사진 KPGA

전율을 일으킨 샷 이글과 행운의 칩인 버디 그리고 거침없는 4연속 버디 행진까지…. 옥태훈(27)이 우승자의 자격을 실력으로 증명하며 생애 처음으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정상 등극의 감격을 맛봤다.

옥태훈은 22일 경남 양산 에이원 골프장(파71·7142야드)에서 끝난 제68회 KPGA 선수권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몰아치며 9타를 줄여 합계 20언더파로 우승했다. 3라운드까지 캐나다 교포 신용구(34)에게 2타 뒤졌지만, 마지막 날 무결점 플레이를 앞세워 우승 상금 3억2000만원과 KPGA 투어 5년치 시드를 거머쥐었다.

2018년 데뷔한 옥태훈은 KPGA 투어 정상과는 좀처럼 연이 닿지 않았다. 2022년 8월 제주도에서 열린 아시안 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코리아에선 우승했지만, 국내 무대에선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우승 기회가 찾아올 때마다 흔들린 퍼트가 늘 발목을 잡았다.

한계를 느낀 옥태훈은 지난 동계훈련 내내 퍼트 보완에만 매진했다. 안정적인 체중 이동을 통해 자세가 무너지지 않도록 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4월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준우승했고, 이후 7개 대회에서 4차례 톱5를 기록했다. 옥태훈에게 “이젠 우승만 남았다”는 평가가 뒤따른 이유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8언더파 단독선두로 나섰다가 2라운드 들어 주춤했던 옥태훈은 3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13언더파 신용구를 2타 차이로 압박했다. 그리고 이어진 최종라운드 초반 3번 홀(파5). 70야드 정도가 남은 상황에서 옥태훈의 어프로치가 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캐리는 핀을 넘겼지만, 강한 백스핀이 먹으며 샷 이글이 완성됐다.


이 홀에서 신용구와의 격차를 1타로 줄인 옥태훈은 6번 홀(파3)에선 6m짜리 칩인 버디를 성공시켜 15언더파 공동선두를 이뤘다. 이어 파4 7번 홀을 시작으로 8번 홀(파4) 그리고 파5 9번 홀까지 4연속 버디를 잡으며 18언더파 단독선두로 점프했다.

이후 지키는 골프로 타수를 유지한 옥태훈은 후반 유일의 파5 홀인 13번 홀에서 결정적인 버디를 추가했다. 14m 거리의 어프로치를 침착하게 핀 옆으로 붙여 1타를 줄이며 16언더파의 신용구 그리고 김민규(24)와의 간격을 3타로 벌렸다. 이어 14번 홀(파4) 버디로 20언더파를 만들었고, 남은 홀을 모두 파로 막으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이 대회 준우승은 17언더파를 기록한 김민규에게 돌아갔고, 후반 들어 타수를 줄이지 못한 신용구는 16언더파 3위로 아쉬움을 삼켰다.

옥태훈이 22일 끝난 제68회 K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사진 KPGA

옥태훈이 22일 끝난 제68회 K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사진 KPGA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대회에서 마수걸이 우승의 기쁨을 만끽한 옥태훈은 “3번 홀에선 핀까지 62m 정도가 남아서 백스핀을 고려해 70m를 공략했다. 내 위치에선 컵이 보이지 않았는데 갤러리가 공이 들어갔다고 말씀해주셔서 깜짝 놀랐다”고 웃었다.

이어 “올 시즌 감이 좋았는데 매번 마지막 고비마다 미끄러졌다. 그래서 오늘은 침착하게 내 플레이만 하자고 다짐했다”면서 “오랫동안 기다린 KPGA 투어 첫 번째 우승이다. 아직 많은 대회가 남은 만큼 꾸준하게 경기력을 낼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