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에 힌트 주는 ‘암호화폐 지표’
경제+
2009년, 비트코인은 개인간 첫 거래에서 1개당 0.00099달러(약 1.35원)였다. 현재 가격은 10만 달러(약 1억3701만원) 안팎. 16년 만에 1억 배가 넘게 오른 셈이다. 코인 시장은 고위험·고수익 시장으로, 여전히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들은 기피하거나 투자를 망설인다. 하지만 미국 정부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산업을 육성하고 제도화하는 움직임이 포착되는 만큼, 어떤 지표들을 통해 코인의 가치를 측정하는지 알아두는 것은 그 자체로 유익한 ‘미래 투자’가 될 수 있다. 중앙일보 프리미엄 재테크 콘텐트 ‘머니랩’이 개인투자자가 암호화폐 투자에 참고할 지표와 활용법을 정리했다.
주식시장에서는 현재 주가 수준이 기업이 내고있는 이익의 몇 배인지, 주가수익비율(PER)을 구한 뒤 이 수치가 높으면 고평가, 낮으면 저평가됐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기업처럼 직접적인 매출이나 이익을 내지 않고 수수료나 배당같은 현금흐름도 발생시키지 않아 흔히 ‘디지털 금’에 가깝다고 평가받는다. 그래서 나온 계산법 중 하나가 금처럼 ‘채굴 비용’을 따져보자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성능이 매우 좋은 컴퓨터로 수학 문제를 풀면 얻을 수 있는데, 이를 ‘채굴(Mining)’한다고 표현한다. 채굴로 얻는 수익이 채굴에 드는 비용보다 낮으면 채굴자들이 채굴을 줄이고, 그 결과 공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상승한다.

차준홍 기자
채굴 비용은 전기요금과 이 채굴기의 감가상각 비용, 냉각·관리비와 금융 비용 등을 합해 계산한다. 통계 사이트 매크로마이크로(MacroMicro)에선 비트코인 1개 생산에 필요한 평균 전기 비용을 계산해 제공하는데, 비회원도 누구나 검색하면 찾아볼 수 있다. 매크로마이크로 통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평균채굴비용을 시장가격으로 나눈 비율(30일 이동평균)은 최근 10년 동안 대부분 1 밑에서 머물렀다. 유료 구독자 전용인 암호화폐 전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기준 1비트코인 채굴 비용은 3만6800달러다.

차준홍 기자
미국의 유명 거시경제 분석가 린 앨든이 세운 ‘린 앨든 인베스트먼트 스트래티지’의 2024년 9월 연구에 따르면 2013년 5월부터 2024년 7월까지 비트코인과 글로벌 통화 공급량 간의 상관 계수는 0.94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암호화폐 투자플랫폼 쟁글(Xangle)의 장경필 리서치센터장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연준(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대차대조표 확대는 유동성 증가를 뜻하며, 이는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 수요 확대로 연결되는 경향이 있다. 또 미국 통화량은 비트코인 가격과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정도로 상관관계가 상당히 높아진 상태”라고 했다.
금 대 비트코인 가격 비율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자주 보는 지표 중 하나다. 금은 가치 저장, 리스크 헤지 수단이라는 점에서 비트코인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다. 반면 비트코인보다 공급이 제한적이고 보관·이동이 어려운 게 금이다. 이런 이유에서 글로벌 자산 수요가 점차 금에서 비트코인으로 이동하면서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금 시가총액을 조금씩 따라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임민호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미국에서 제도권 안으로 편입되고 있고, 기업들의 투자도 늘고 있어 금 대 비트코인 가격 비율이 과거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비트코인(1개)/금(1온스) 비율은 현재 약 31배로 5년 전(5.4배)보다 크게 높아진 상태다.

차준홍 기자
이렇게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 등을 집계해 그 네트워크 전체의 매출을 산정하면 해당 코인의 가치를 따져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암호화폐 업계에서 자주 쓰이는 건 시가총액 대비 수익 비율(PSR)이다. PSR이 높을수록 해당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실제로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해당 코인 가격이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장경필 센터장은 “블록체인 프로토콜이 만들어 내는 수익이나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프로토콜의 거래 수수료 등을 기준으로 시가총액 대비 매출 비율을 계산하면 시장에서의 고평가·저평가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다”고 했다. 각 암호화폐별 PSR은 ‘토큰터미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의 유통 시가총액 대비 수익 비율(circulating PSR)은 약 1140배로, 올해 초 약 200배에서 지난 5월 3000배 이상까지 올랐다가 내려온 상태다. 이더리움 네트워크 내에서의 활동이 줄어들면서 PSR이 급격히 오른 뒤, 서서히 내려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토큰터미널은 “PSR은 특히 초기 단계의 프로토콜에 적합한 평가 방법”이라고 했다. 장 센터장은 “이외에도 프로토콜 예치 자산 총액 대비 완전 희석 시가총액(TVL/FDV), 활성 지갑 수, 유저 성장률 등도 암호화폐 업계에서 투자 판단 지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경민 기자
당신의 돈에 관한 모든 이야기, 투자 인사이트를 드립니다. 돈 되는 '머니 정보' 더중플에서 더 많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3272
‘집값 폭등’ 文 시즌2 된다? 李정부서 오를 건 따로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2946
“中에 바로 팔 작품 65편 된다” 한한령 풀리면 몸 풀 미디어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5023
엔비디아·테슬라 다 제쳤다, 2분기 서학톱픽 투톱 이 종목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1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