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까지 20만원"…인스파이어 아레나 일대 택시 부당요금 주의보

인천시는 지난 21일 인천 중구, 경찰 등과 함께 중구 영종도에 있는 인스파이어 아레나 일대에서 택시들의 불법 행위를 단속했다. 사진 인천시

인천시는 지난 21일 인천 중구, 경찰 등과 함께 중구 영종도에 있는 인스파이어 아레나 일대에서 택시들의 불법 행위를 단속했다. 사진 인천시

인천시 중구 영종도에 있는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주말이면 몰려든 수백여 대의 택시로 혼잡하다. 1만5000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열리는 K팝 공연을 보러 온 팬들을 기다리는 택시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공항철도 인천공항 2터미널역과 직선거리로 3.8㎞ 떨어져 있어 도보로 1시간 가까이 걸린다. 공연이 끝날 무렵이면 오가는 노선버스나 셔틀버스도 소수만 운영하면서 택시를 이용하는 관람객들이 많다.

이런 점을 노려 택시들이 호객행위를 하거나 부당 요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한 K팝 팬은 “택시 요금이 너무 비싸서 공연 전에 이동 방향이 같은 팬들끼리 택시팟(비용 절약을 위해 인터넷 메신저로 동승자를 구해 택시비를 분담하는 것)을 모아 움직인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인스파이어 아레나 일대에서 벌어지는 택시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지도·단속한다고 23일 밝혔다. 외국인을 포함한 승객을 상대로 부당요금을 요구하거나 호객행위, 미터기 미사용 등의 불법행위를 저지른 택시 등이 대상이다. 

인천시는 지난 21일 중구와 인천중부경찰서와 합동으로 인스파이어 아레나 일대 주요 도로와 택시승강장 주변을 단속한 결과 200여 대의 택시에서 불법행위를 발견해 계도 처리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유명 가수나 아이돌 그룹의 공연이 열리는 날이면 서울·경기지역 택시까지 1000대에 가까운 택시들이 인스파이어 아레나로 몰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당수 택시 기사들이 호객행위로 승객을 태운 뒤 미터기를 끄고 1만원이면 갈 수 있는 인천공항까지 5만원을 받거나, 서울까지 15만~20만원을 받는 등 불법 행위를 한다는 민원과 제보가 이어진다”며 “선제적 대응을 위해 단속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지난 21일 인천 중구, 경찰 등과 함께 중구 영종도에 있는 인스파이어 아레나 일대에서 택시들의 불법 행위를 단속했다. 사진은 인스파이어 일대에 설치된 택시들의 불법 행위 신고 현수막. 사진 인천시

인천시는 지난 21일 인천 중구, 경찰 등과 함께 중구 영종도에 있는 인스파이어 아레나 일대에서 택시들의 불법 행위를 단속했다. 사진은 인스파이어 일대에 설치된 택시들의 불법 행위 신고 현수막. 사진 인천시

 
인스파이어 아레나로 서울·경기 등 인접 지역 택시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영종 지역이 인천국제공항 택시 공동사업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서다. 인천은 물론 서울과 경기(고양, 김포, 부천, 광명) 지역의 택시 영업이 가능하다 보니 공연이 있는 날이면 수도권의 택시들이 인스파이어 아레나로 찾아온다. 


이에 인천시는 서울시와 경기도 등 해당 자치단체에 협조공문을 발송해 불법행위 예방을 당부하고 있다. 또 관내 법인·개인택시 조합에도 불법행위 금지를 안내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현장에서 대기 중인 택시 운수 종사자들에게도 관련 홍보물을 배포해 경각심을 높이고, 공연장 인근에는 “불법 택시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 신고해 달라”는 한글·영문 현수막을 설치했다. 채경식 인천시 택시운수과장은 “지속적인 단속으로 반복·상습적인 위반자에 대해선 과태료 부과는 물론 택시 운전 자격 취소 등 조처를 할 것”이라며 “시민과 관광객이 안심하고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와 경기도에도 지속해서 협조를 요청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