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심해지는 강직성 척추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허리를 펼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움직일수록 통증은 줄어들지만 처음 몇 걸음은 납덩이를 짊어진 것처럼 버겁다. ‘강직척추염’이라는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다. 

강직척추염은 자가 면역계 이상으로 생기는 염증 질환이다. 척추와 엉치 관절(천장관절)에 염증이 생긴다. 진행되면 척추 마디마디가 굳는다. 2023년 기준 환자는 약 11만5000여 명이다. 이중 남성이 약 70%다. 20~40대 활동성 높은 연령대 환자가 많다. 젊은 요통으로 시작해 자칫하면 평생의 고통으로 이어진다.  

흔히 강직척추염은 겨울철에 악화한다고 알려져 있다. 추운 공기가 혈관을 조이고, 근육과 인대를 수축시켜 통증을 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름철에도 방심할 수 없다. 실내 냉방과 탈수, 실내외 온도 차로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상헌 교수는 "에어컨 바람에 한 번 관절이 굳으면, 종일 허리를 펴기 어렵다는 환자가 많다"며 "차가운 바람에 장시간 노출되면 관절 주변 조직이 수축되고 근육은 긴장하면서 통증이 번진다"고 말했다.

탈수도 문제다. 여름엔 많은 땀을 흘리지만 수분 보충에 소홀해지기 쉽다. 수분이 부족하면 관절의 윤활 기능이 떨어지고, 몸 전체의 회복력도 저하된다.  염증이 심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 교수는 "에어컨 바람이 관절에 바로 닿지 않게 관절 부위를 보호할 얇은 이불이나 담요를 덮는 것이 좋다. 수분은 하루 1.5~2L 이상 섭취하고,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가벼운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이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관절이 뻣뻣한 아침에는 따뜻한 샤워나 온찜질이 도움된다. 이후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유산소 준비운동을 통해 체온을 높이고, 서서히 관절의 움직임을 되찾아야 한다. 강도 높은 운동보다 관절의 가동 범위를 늘리는 데 집중하면 좋다. 이 교수는 "여름철 감염성 설사는 재발과 활성화의 큰 요인이므로 음식물 위생관리에 주의해야 한다"며 "항염증제와 면역조절제 등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증상이 계절에 따라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자가 관리도 잘 챙겨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