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주춤한 편의점, '2강'도 출점보단 내실 다지기 들어갔다

승승장구하던 편의점의 성장세가 한 풀 꺾이자, 편의점 업계가 내실 다시기에 들어갔다. 점포 수 확장보다는 고수익 점포 중심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위기 속 강자, 뭐가 달라졌나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 월 매출은 역성장 흐름으로 돌아섰다. 지난 2월(-4.6%), 4월(-0.6%), 5월(-0.2%)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줄었다. 코로나19 때인 2020년 3월(-2.7%)과 4월(-1.9%)을 제외하곤 처음 있는 역성장이다. 업계 투톱인 GS25, CU의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양사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소폭(2~3%대)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0%대 급감했다. 

업계는 내수 침체 및 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의 경쟁 심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한다. 특히 매출 감소는 지난해 하위 3, 4위 업체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가 점포를 각각 978개, 468개 줄인 영향 있다. 오경석 한국편의점협회 팀장은 “줄어든 점포 수만큼 매출액이 감소한 것으로 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에 편의점 두 개가 마주 보고 들어서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편의점 두 개가 마주 보고 들어서 있다. 연합뉴스

GS25·CU도 똘똘한 점포 키우기

업계는 편의점 산업이 가파른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 들었다고 보고 질적 성장에 역량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GS25와 CU는 여전히 순증 기조이긴 하지만, 양적 경쟁은 의미가 없어졌다”라며 “브랜드별 콘텐트 경쟁이 핵심”이라고 했다. 실제 GS25와 CU는 지난해 각각 717개, 696개씩 점포를 늘렸지만 2023년(935개, 975개), 2022년(935개, 932개) 증가 폭과 비교하면 둔화했다. GS25가 점포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스크랩 앤 빌드’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매출과 상권이 검증된 곳 위주로 신규 출점하고 오래된 점포는 더 좋은 입지로 옮기는 전략이다. 

출점 경쟁 대신 상품과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 관계자는 “연세우유생크림빵’ ‘생레몬 하이볼’ 등 히트 상품이 나올수록 매출과 가맹 수요가 늘어 교섭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라고 했다. GS25는 비식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무신사와 손잡고 뷰티·패션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다. 


편의점들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으로 해외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기업과 계약해 브랜드 사용 권한과 사업 운영권 등을 판매하고 대신 로열티를 받는 것이다. CU는 몽골과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에 이어 최근 업계 최초로 미국 하와이에도 지점을 열기로 했다. GS25는 몽골과 베트남에 진출했다. 

서울 시내에 편의점에서 시민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편의점에서 시민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하반기 편의점 매출이 반짝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편의점의 성수기인 여름철에 진입한 데다 정부가 13조원 규모의 소비 쿠폰을 지급하기로 하면서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쿠폰의 5% 수준이 편의점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매출 회복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2020년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GS25의 지역화폐(제로페이·코나카드 기준) 사용액은 지급 전인 3월보다 4월에 102%, 5월 214%, 6월 169%씩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