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개관한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의 소장품인 제프 쿤스의 ‘게이징 볼-파르네스 헤라클라스’. 관람객을 비추는 파란 유리공에 작가 특유의 재치가 담겨 있다. [사진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9/19/d3416623-f890-4e40-90ae-66e8adfade2d.jpg)
17일 개관한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의 소장품인 제프 쿤스의 ‘게이징 볼-파르네스 헤라클라스’. 관람객을 비추는 파란 유리공에 작가 특유의 재치가 담겨 있다. [사진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17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개관을 맞아 한국을 찾은 쿤스에게선 유쾌한 낙천주의자의 에너지가 돋보였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고, 그의 입에선 ‘잠재력’ ‘예찬’ ‘희망’ ‘공유’ ‘대화’ 등 긍정의 단어들이 흘러나왔다. 순간, 이런 의문이 들었다. 그 안에 잠재된 이런 낙천성이 그를 세계적 작가로 만든 것일까, 아니면 이것은 작품으로 부와 명성을 거머쥔 작가로서 누리는 남다른 여유일까.
파라다이스그룹이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 리조트 안에 규모가 제법 큰 전시 공간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를 열었다. 이 전시장 입구에 자리한 작품이 바로 쿤스의 ‘게이징 볼-파르네스 헤라클레스’와 데미안 허스트의 스폿 페인팅 ‘아우러스 사이아나이드’이다.
쿤스의 작품은 높이 3.26m에 이르는 헤라클레스 석고상으로, 오른쪽 어깨에 파란색 유리공, 즉 게이징 볼이 놓여 있다. 쿤스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라고 말하는 작품 중 하나다. 헤라클레스 상은 고대 청동 조각이 원작인데, 3세기경 로마 시대 작가가 대리석으로 모각한 것을 쿤스가 다시 석고상으로 뜬 것이다. 헤라클레스의 울퉁불퉁한 근육질 몸과 매끈한 모양의 유리공, 하얗고 매트한 질감의 석고와 반사력이 강한 파한 유리 재질이 극과 극의 대비를 이룬다. 쿤스는 “게이징 볼은 가장 순수한 형태로 관대함을 상징한다”며 “보는 사람을 고스란히 비추고 우리 모두의 잠재력을 예찬하는 의미가 있다” 밝혔다.
![17일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개관에 맞춰 내한한 제프 쿤스.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9/19/cce08266-dfeb-4057-bc33-2d7ba1117e00.jpg)
17일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개관에 맞춰 내한한 제프 쿤스. [중앙포토]
어느 전시장에서든 팬들과 어울려 셀카를 찍는 등 특유의 외향적인 태도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쿤스는 “내게 예술이란 감각과 사상을 즐기며 개인으로서 나를 받아들이고, 나아가 타인을 받아들이고, 사람들과 함께 삶을 축하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작품을 하며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나니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가고 싶어졌다. 나 외에 주변 사람들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감각과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일을 진심으로 즐기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서 숯과 한지 등을 재료로 흥미로운 작품을 보여준 한국의 이배, 김호득 작가와 만나게 된 것도 내겐 의미 있는 새로운 경험”이라는 설명이었다.
![제프 쿤스의 작품 (왼쪽)과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이 걸려 있다. [사진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9/19/49f0c62a-3897-4067-a6f1-7610e8868ea2.jpg)
제프 쿤스의 작품 (왼쪽)과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이 걸려 있다. [사진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영종도=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