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이동하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에 도착해 본인을 기다리던 입주민과 지지자들에게 “다 이기고 돌아온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한 지지자가 “너무 가슴 아파요”라고 하자 윤 전 대통령은 “어차피 뭐 5년 하나 3년 하나”라며 웃었다.
윤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도 이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한 아이를 들어 안은 뒤 “몇 살? 6살이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하면서도 지지자들과 인사하며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을 보였다.
또 관저를 걸어 나오면서는 ‘과잠’(대학교 학과 점퍼)을 입고 정문 앞에서 기다리던 청년들과 포옹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통령실 요청으로 관저 앞에서 윤 전 대통령을 배웅했다고 밝혀 연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기 앞서 정문 앞에서 과잠을 입은 청년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이와 관련 “한결같은 ‘진상’의 모습에 치가 떨린다”고 맹비난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음날 브리핑에서 “퇴근 시간 한남동 일대를 틀어막고 퍼레이드를 벌이는 민폐로 지난 3년간의 오만과 불통·독선을 그대로 재현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미리 세워둔 청년 지지자들을 껴안고 오열하는 장면을 인위적으로 연출했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며 “마지막까지 국민을 우롱하는 내란 수괴의 파렴치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에 의해 쫓겨난 윤석열이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대통령인 양 개선장군 행세를 했다”며 “여전히 내란이 종식되지 못했음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오는 14일 오전 10시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차 공판을 진행한다. 피고인은 공판기일에 출석 의무가 있어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첫 공판에 직접 출석해야 한다.
다만 피고인석에 앉은 윤 전 대통령의 모습은 사진·영상으로 공개되지는 않는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첫 정식 재판에 대한 언론사의 법정 내 촬영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불허 이유는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또 법원은 청사 방호와 민원인 불편을 고려해 지하 주차장으로 비공개 출석할 수 있도록 허용해 윤 전 대통령이 법정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노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