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016년 북 핵실험 이후 전투복 근무 … 국방부·계룡대, 근무복으로 ‘원위치’

 

2015년 축구 국가대표 이정협이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NFC)로 들어서고 있다. 이정협은 당시 상무 소속이었다. 그가 입은 군복이 여름철에 입는 근무복이다. [일간스포츠]

2015년 축구 국가대표 이정협이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NFC)로 들어서고 있다. 이정협은 당시 상무 소속이었다. 그가 입은 군복이 여름철에 입는 근무복이다. [일간스포츠]

이달부터 일선 군 부대의 모습이 달라졌다. 군인들의 복장이 바뀌면서다. 7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와 3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는 지난 1일부터 기존 전투복 대신 근무복을 입고 일하는 것으로 복장착용지침을 변경했다. 현재 지침은 1년 내내 전투복을 입는 것이었다. 

공군이 동절기에 입는 약복. 챙이 없는 게리슨모를 쓴다. [사진 공군]

공군이 동절기에 입는 약복. 챙이 없는 게리슨모를 쓴다. [사진 공군]

 
단 부대 사정에 따라 차이는 있다. 국방부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취임식이 열렸던 지난달 21일부터 새 지침을 적용했다. 육군본부는 화ㆍ수ㆍ목요일엔 근무복을 입지만, 월ㆍ금요일은 예전과 같이 전투복을 착용하는 것으로 했다. 해ㆍ공군은 일주일 내내 근무복 근무를 한다. 반면 합동참모본부와 예하 부대, 전투 부대는 계속 전투복 복장을 유지한다.  

근무복은 군에서 일상 근무 때 입는 제복이다. 예식이나 행사를 위한 정복과 전투ㆍ야외 활동용 전투복과 다르다. 정복보다는 간편하면서도 전투복보다는 격식이 있다. 공군에서는 근무복을 약복(약식정복)이라고 부른다. 또 공군은 해군과 마찬가지로 근무복 차림에선 챙이 없는 군모인 개리슨모를 쓴다.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에서 둘째)이 지난달 28일 계룡대를 방문했다. 육해공군 참모총장이 전투복 복장으로 문 의장을 맞이했다. 왼쪽부터 이왕근 공군 참모총장, 김용우 육군 참모총장, 문 의장, 심승섭 해군 참모총장. [국회사진기자단]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에서 둘째)이 지난달 28일 계룡대를 방문했다. 육해공군 참모총장이 전투복 복장으로 문 의장을 맞이했다. 왼쪽부터 이왕근 공군 참모총장, 김용우 육군 참모총장, 문 의장, 심승섭 해군 참모총장. [국회사진기자단]

 
최근까지 국방부와 3군본부가 전투복으로 근무하게 된 계기는 2016년 1월 6일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긴박해진 한반도 정세 때문이었다. 당시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비 태세를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합참이 전원 전투복 근무 지침을 내렸다. 이후 3군본부가 합참을 따라 전투복으로 근무 복장을 바꿨다.   

하지만 최근 한반도의 정세 변화에 대한 판단 때문에 전투복 근무를 다시 근무복 근무로 되돌렸다. 정부 소식통은 “군 지휘부가 지난달 평양 정상회담과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 기조가 정착하기 시작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그래서 동절기 복장으로 바뀌는 지난 1일을 기점으로 복장착용지침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근무 장병의 의견도 수렴했다고 밝혔다. 군 내부에선 “이제서야 바뀌었냐”는 반응이 많다. 물론 “전투복은 다리지 않아도 돼 편했는데 아쉽다”는 장병들도 제법 있다. “북한의 비핵화가 실질적으로 이뤄진 게 아무것도 없는 시점에서 국방부와 군이 너무 안일한 인식을 하는 것 같다”(예비역 장성)는 지적도 있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