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도하에 자리한 카타르 국립 박물관. 2008년 설계를 시작해 지난달 27일 개관했다. 사진 Iwan Baan](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4/14/1ebb89b9-47de-4fa5-abdb-c40b2a6b8a5d.jpg)
카타르 도하에 자리한 카타르 국립 박물관. 2008년 설계를 시작해 지난달 27일 개관했다. 사진 Iwan Baan
최근 카타르의 수도 도하는 새로운 아이콘의 등장을 알렸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카타르 국립 박물관(NMoQㆍNational Museum of Qatar)을 개관하면서다. 건물은 중력을 거스르는 모양새다. 직각으로 서 있는 면이 하나도 없다. 원반이 마구잡이로 겹쳐져서 연면적 4만6596㎡ 규모의 공간을 만든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74)이 디자인했다. 그는 파리의 아랍문화원, 스페인 바르셀로나 아그바르 타워, 루브르 박물관 아부다비, 리움 미술관 등을 설계했다.
카타르 국왕의 여동생이자 카타르 박물관청 수장인 알 마야사 빈트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가 장 누벨을 콕 찍었다. 국왕의 여동생은 세계 미술 시장의 큰손으로 꼽힌다. “컬렉션을 위한 쇼케이스가 아니라, 박물관에서 고대와 현대를 경험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주문사항이었다.
![카타르는 페르시아만과 접한 사막 국가다. 수도 도하에 들어선 카타르 국립 박물관. 사진 Iwan Baan](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4/14/31be3089-cb16-4313-b153-695c94790065.jpg)
카타르는 페르시아만과 접한 사막 국가다. 수도 도하에 들어선 카타르 국립 박물관. 사진 Iwan Baan
![실제 사막 장미의 모습. 해양 사막 국가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모래와 해수의 결정체다.[사진 현대건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4/14/1cc7e1e6-1648-424c-9f82-64785ca3d65c.jpg)
실제 사막 장미의 모습. 해양 사막 국가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모래와 해수의 결정체다.[사진 현대건설]
![](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4/14/c3a7abb8-eefb-4ac3-8a6c-11a299287e8e.jpg)
![7만6000장의 섬유보강콘크리트 패널을 철골 구조에 끼워 완성한 카타르 국립 박물관.[사진 현대건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4/14/9972342b-348f-4629-a072-6ae62a6c34da.jpg)
7만6000장의 섬유보강콘크리트 패널을 철골 구조에 끼워 완성한 카타르 국립 박물관.[사진 현대건설]
건축가는 이 사막 장미를 거대한 박물관의 디자인 모티브로 삼았다. 그는 “방문자들이 박물관을 통해 사막과 바다를 느끼고, 강철ㆍ유리ㆍ콘크리트로 건축된 건물을 보면서 사막의 유목민이 현대 자본주의 도시를 건설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의 공사는 2011년께 시작됐다. 글로벌 건설회사 5곳이 입찰에 참여해 현대건설이 낙찰됐다. 공사비는 4억3400만 달러(약 4700억원)였다. 직선이 하나도 없는 건물이었으니 손꼽히는 난공사였다.
![콘크리트 패널을 끼우기 전, 철골 골조 현장의 모습.[사진 현대건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4/14/d5b0ed56-892e-4c61-87ce-702ec79aa1c3.jpg)
콘크리트 패널을 끼우기 전, 철골 골조 현장의 모습.[사진 현대건설]
엄청난 퍼즐 맞추기였다. 이상복 현대건설 현장 소장은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인 콘크리트 패널을 제작하기 위해 만든 몰드(틀)만 3600개에 달한다”며 “섞여서 헷갈리지 않도록 패널마다 바코드를 부착했고 바코드를 찍으면 몇 번 원반에 어느 부분임을 추적ㆍ관리할 수 있게 했다”고 전했다.
콘크리트 패널의 두께는 4~6㎝로 얇다. 통상 콘크리트를 양생할 때 철근을 넣어 강성을 높이지만, 얇고 곡면이라 철근을 넣을 수 없었다. 그래서 섬유보강 콘크리트(FRCㆍFiber Reinforced Concrete)를 썼다. 콘크리트에 유리 섬유를 섞어 강성을 높였다.
콘크리트 패널 한장은 가벼워도 7만6000장의 무게는 3000톤에 달한다. 건물이 된 사막 장미의 꽃잎 무게가 만만치 않다. 이 소장은 “콘크리트 대신 더 가벼운 소재의 외장재를 쓸 수도 있었겠지만, 카타르 사람들이 좋아하는 돌처럼 굳은 사막 장미를 표현하기 위해 모래색을 입힌 콘크리트를 썼다”고 설명했다.
![박물관 내부. 부족한 유물 대신, 카타르를 상징하는 영상물을 제작해 비정형 공간에 상영하고 있다. 사진 Iwan Baan](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4/14/4ca8713e-e474-448b-acbb-050bcba890a8.jpg)
박물관 내부. 부족한 유물 대신, 카타르를 상징하는 영상물을 제작해 비정형 공간에 상영하고 있다. 사진 Iwan Baan
![](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4/14/cd824882-4255-4fd8-adaf-7fe60ad28074.jpg)
![사막 장미를 탐험하는 사람들. 316장의 꽃잎을 이루는 콘크리트 패널이 선명히 보인다. 사진 Iwan Baan](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4/14/b933e9ee-7d53-4022-a5de-74a249c801bd.jpg)
사막 장미를 탐험하는 사람들. 316장의 꽃잎을 이루는 콘크리트 패널이 선명히 보인다. 사진 Iwan Baan
“이 건물을 짓기 위해 엄청난 기술적인 어려움을 겪어야 했기 때문에 ‘유토피아적인 건물’이라고 자신합니다. 카타르 국립 박물관은 3차원에서 전시물을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21세기 박물관입니다. 무엇보다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입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