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며 "귀하디귀한 사회적 눈물비용을 개인용으로 다 쌈 싸 먹었다"고 세월호 유가족들에 막말을 퍼부었다. 이어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차 위원장은 16일 논란이 된 게시물을 삭제한 후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과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는 분들께 머리 숙여 용서를 빈다"면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책임자로 고발당했다는 뉴스를 보고 흥분한 나머지 감정적인 언어로 세월호 유가족을 비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의 부족한 수양 때문"이라며 "반성하는 의미에서 페이스북과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사과 글에도 불구하고 차 위원장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차 위원장이 "9년 전 최저생계비로 황제 생활을 했다는 당사자"라며 그가 쓴 최저생계비 1일 체험 수기를 공유하고 있다.
차 위원장은 지난 2010년 한나라당 의원이었을 시절 참여연대에서 실시하는 최저생계비로 살아보기에 나선 후 체험 수기를 배포했다. 그는 "쌀 800원어치 한 컵, 마트에서 세일하는 쌀국수 한 봉지 970원, 미트볼 한 봉지 970원, 참치캔 한 개 970원, 황도 한 캔 970원에 샀다"면서 "전부 합해 4680원인데 이 정도면 세끼 식사용으로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정도면 황제의 식사가 부럽지 않다"면서 "나머지 돈은 반남하지 않고 정말 의미있게 썼다"고 적었다.
차 위원장 수기 내용에 따르면 먹거리로 쓴 돈 4680원을 제외하고 나니 1620원이 남았다. 그중 1000원은 1급 시각장애인에 기부했다. 1평짜리 골방에서 매일 술로 지새웠던 이 장애인은 속이 불편한지 계속 꺼억댔고 약방에 가 1000원을 내고 속 푸는 약을 사줬다는 것이다.
차 위원장은 또 이 장애인 집 청소를 위해 이불을 들자 바퀴벌레 수십 마리가 혼비백산 달아났고 청소 후 젖은 수건으로 장애인 몸을 닦아주니 기분 좋은지 살짝 웃었다고 적었다. 하룻밤 자고 다음날 아침 산책을 하고 돌아오면서 문화생활을 위해 조간신문 1부를 600원에 사고 마지막으로 20원이 남았다는 게 차 위원장의 설명이었다.
차 위원장은 "나는 왜 단돈 6300원으로 황제와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밥 먹으라고 준 돈으로 사회기부도 하고 문화생활까지 즐겼을까?"라며 "물가에 대한 좋은 정보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건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생계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분들이 저처럼 될 수 있을까?"라며 "단 하루 체험으로 섣부른 결론 내리는 것은 옳지 않겠지만 국가재정에 한계가 있고 하니 최저생계비만 올리는 것으론 답이 안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시 차 위원장의 이 같은 수기가 올라온 뒤 소셜미디어에서는 "최저생계비로 생활하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있다", "다른 누군가의 일상을 모욕하고 있다", "국회위원 그만두고 평생 황제처럼 살라"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