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4위 베트남은 26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칼랑의 잘란브사르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4강 1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응우옌띠엔린의 페널티킥 선제 결승 골과 응우옌쑤언손의 추가 골에 힘 입어 홈팀 싱가포르(160위)를 2-0으로 물리쳤다.
원정경기에서 귀중한 승리를 거둔 베트남은 29일 홈 경기로 열리는 2차전에서 한 골 차로만 패해도 결승 진출해 6년 만의 정상 탈환 도전 기회를 얻는다. 김상식 감독의 베트남은 조별리그에서 3승 1무(승점 10)로 B조 1위를 차지하고 4강에 진출했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 하혁준 감독의 라오스 등을 제치고 한국인 사령탑이 이끄는 팀 중 유일하게 준결승에 올랐다.
2012년에 마지막이자 통산 네 번째 정상에 올랐던 싱가포르는 일본인 오구라 쓰토무 감독 지휘 아래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2승 1무 1패(승점 7)의 성적을 거둬 역대 최다 우승팀(7회) 태국(4승·승점 12)에 이은 A조 2위로 4강 무대를 밟았다.
2년 주기로 열리는 미쓰비시컵은 동남아 최고 권위의 축구대항전이다. 이번이 15회째다. 참가 10개국의 FIFA 랭킹은 거의 다 100~200위 사이로 국제무대에선 약팀에 속하지만, 엇비슷한 전력을 지닌 팀들끼리 맞붙다 보니 열기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못지않다. 현지 팬들 사이에서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린다.
한국 팬들에게도 미쓰비시컵은 친숙하다. 스즈키컵(미쓰비시컵의 전신) 시절이던 2018년 박항서(65) 감독이 이끈 베트남이 우승한 이력이 있다. 박 감독이 베트남 지휘봉을 잡고 경쟁력을 끌어 올린 덕분에 동남아 축구계에선 한국인 사령탑 대한 평가가 높아졌다. 이번 대회는 10개국이 5개국씩 두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 팀이 4강 토너먼트를 치러 우승팀을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