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일 영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테레사 메이 영국총리와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7/07/3a723a46-f05e-4631-bf02-458c363a6204.jpg)
지난달 4일 영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테레사 메이 영국총리와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서툴고 무능하다.”, “백악관은 유례없이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한 본국 보고용 문서들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6일(현지시간) 대럭 대사가 2017년부터 최근까지 영국 외무부에 보낸 이메일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 보고서엔 “트럼프 대통령의 대통령직이 불명예스럽게 끝날 수 있다”,“이 행정부가 더 정상적이고, 덜 예측불가능하고, 덜 분열되고, 외교적으로 덜 어설프며, 덜 서투르게 될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전 세계 무역시스템을 망가뜨릴 수 있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럭 대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내부에 내분과 혼돈이 있다는 언론 보도를 가짜뉴스 취급하지만, 이는 대부분 사실”이라며 "마치 칼싸움(knife fights)을 하는 것 같다"고 묘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내년 대선 때 승리할 길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외무부로 전송된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관중 2만명 앞에서 재선 출마를 선언한 것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그 어떤 새로운 정책도 제시하지 않았지만, 관중들은 이보다 더 행복해 보일 수 없었다"고 묘사했다.
이같은 보도가 나간 뒤 7일 한 익명의 영국 정부관계자는 CNN에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 유출에 대해 데일리메일은 “이 같은 폭탄 발언은 민감한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하고 미국과 영국의 특수한 관계를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CNN 역시 “이번 보고서 유출은 영국의 브렉시트를 앞두고 차기 총리를 정하는 선거가 치러지는 민감한 시점에 이뤄졌다”며 “대럭 대사를 비롯한 외교관들이 미국과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했던 몇 달간의 노력이 훼손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보고서 유출은 해로운 일”이라며 “대사들의 견해가 반드시 우리 정부의 의견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반면 미 백악관은 이번 보고서 유출에 대해 공식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