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우리가 지금 현재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 같다”며 “조 후보자의 입장과 해명을 들은 연후에 말을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최소 청문회는 열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현재로선 조 후보자에 대한 지명철회나 후보자의 자진 사퇴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고 있지 않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 23~24일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 후보자 임명에 대한 찬반 여론을 긴급 조사한 결과에서 응답자의 60.2%가 ‘반대한다’고 답해 ‘찬성한다’는 응답(27.2%)의 두 배를 넘었다. 다만 청문회에서 의혹을 밝혀야 한다는 응답이 51.6%를 기록, ‘즉각 사퇴’(29%)와 ‘대통령의 지명 철회’(14.3%)에 응답한 숫자(43.3%)보다는 많았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여권의 전통적 지지층인 20대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민심 이반의 폭이 심상치 않다는 위기감도 나온다. 지난해 평창 겨울 올림픽 때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논란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심각한 취업난 속에 젊은 세대들은 갑작스러운 단일팀 논의로 기회가 박탈당한 위기에 놓인 한국 선수들에게 자신들의 처지를 투영하면서 ‘공정’이란 키워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조 후보자의 딸도 금수저’ 코스를 밟았다는데 20대의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중앙일보 조사에서도 조 후보자 임명에 대한 반대는 20대가 68.6%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반대 응답이 가장 많은 지역은 대구·경북(TK·69.0%)에 이어 서울(67.4%)이 두 번째였다.
이 때문에 청와대 일각에선 “일단 청문회까지야 가지만, 이후에 어떻게 할지는 전적으로 조 후보자의 몫”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문회를 치르고도 여론의 반응이 호의적이지 않을 경우 청와대가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