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인터콘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08/0cad41d8-573a-4918-9120-b3300a9580c4.jpg)
UN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인터콘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7일 유력 야권 정치인에 따르면, 최근 미국 대사관저 모임에서 미국 측 고위 관계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숫자를 제시했다(gave the number)”며 “(그 숫자는) 50억 달러(5 Billion dollar)”라고 말했다고 한다. 해당 금액을 제시한 시점으론 “올해 3월과 6월”을 적시했다.
6월엔 한·미 정상회담이 있었다. 지난 6월 30일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해 서울에서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판문점을 찾아 ‘깜짝’ 남·북·미 3자 정상 회동을 했다. 3월 중 두 정상이 접촉했는지 여부는 알려진 바 없다. 다만 2월 28일 저녁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길에 문 대통령과 통화한 적이 있다. 직후인 3월 제10차 방위비분담금 협상(SMA)에서 한·미 양국은 올해 한국이 부담할 방위비 분담금을 지난해 (9602억 원)보다 8.2% 인상된 1조389억원으로 하는 문서에 서명했다. 두 정상 간 대화가 가능했을 시기란 의미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문 대통령에게 ‘50억 달러’을 요구하는 의사를 전달했을 것이란 관측은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4월 2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에서 한 정치유세에서 “우리가 매년 방위비로 50억 달러를 부담하는 나라가 있는데, 그들은 5억 달러밖에 분담하지 않는다”며 “특정 국가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전화 한 통으로 올해 5억 달러를 더 내게 했다”고 주장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번엔 사정을 이해하지만, 내년엔 우리가 훨씬 많이 요구할 것이며 당신네가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고 했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10차 SMA를 가서명한 직후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한국이 5억 달러를 더 내게 했다”고 주장한 점에 비춰볼 때, 이날 언급한 나라가 한국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7월 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방한했을 때도 50억 달러 수준의 방위비 분담금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청와대에선 “볼턴 보좌관과 면담에서 구체적 액수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했다.
최근 미 국무부 고위 관료들이 동시에 방한(訪韓)하면서, 한국에 현재 진행 중인 제11차 SMA에 대해 압박을 가하려는 것이란 전망이기도 하다. 전날(6일) 한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6일 저녁 미국 대사관저에서 열린 모임에서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와 제임스 드하트 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수석대표는 “미국은 이미 (미 측이 제안하는 방위비분담금 액수를) 정부에 제시했고, 그에 대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이들이 “47억 달러(약 5조4000억 원)”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