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한국갤럽 발표를 원용, 총선에서 민주당이 40%, 미래한국당이 38% 득표한다고 가정했을 때 지금대로라면 민주당은 7석을 얻은 데 비해 미래한국당(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정당)은 27석이 가능하다(그래픽 참조). 민주당으로선 호남(지난 총선에서 28석 중 3석 승리)에서 강세지만 수도권·충청권에선 경합지가 늘고 있는 게 부담이다. 만일 민주당이 비례대표용 정당(비례민주당)을 만든다면 비례민주당이 20석, 미래한국당이 19석 가져간다. 지난주 민주당 실세 5인의 마포 회동에서 김종민 의원이 “비례정당을 만들자”고 했던 논거다.
5인 회동이 공개된 뒤 민주당 지도부는 ‘비례민주당’ 가능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여전히 지지자들에 의한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창당에 대해선 여지를 뒀다. 낙천한 정봉주 전 의원이 지난달 28일 가칭 ‘열린민주당’을 창당하겠다고 한 게 그 예다. 민주당 지도부는 거리를 두고 있다. 이들 정당이 민주당 표의 절반이라도 넘겨받는다면 11석은 건질 수 있지만 민주당의 의석도 준다(7→3석).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 여부 따라 비례대표 47석 어떻게 달라지나
민주당은 지역구 253석, 특히 수도권 122석도 생각해야 한다. “3% 이하의 표 차이로 승부가 갈라지는 수도권 의석수가 20석이 넘는다”는 심 대표의 말이 민주당을 향한 경고일 수 있다고 정치권에선 본다. 정의당 후보들이 몇%를 득표할 뿐이더라도 민주당·통합당 후보 간 당락을 바꿀 수 있다고 봐서다. 초읽기에 몰린 민주당으로선 나쁜 선택지들 가운데 그나마 덜 나쁜 걸 골라야 하는 처지다.
비례대표 정당을 택한 국민의당의 역량은 미스터리다. 익명을 요청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민주당도 통합당도 싫다는 이들이 10%가 있는데 이들이 얼마나 국민의당을 찍으러 투표소를 찾을지 관건”이라고 했다. 안철수 대표로선 지난 총선만 같길 기대할 수 있다. 당시 당 지지율이 10%대였는데 득표율은 26.7%였다.
고정애 정치에디터 ockh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