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0%대 기준금리'···주식·채권시장 하락세 이어지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깜짝' 인하 소식이 주식·채권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16일 금리 인하가 장 마감 이후 발표된 만큼 당장 내일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은 들썩이겠지만,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금리 인하 배경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금리 인하 배경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채권시장에선 시장금리의 지표가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전 거래일보다 0.050%포인트 하락(채권값 상승)한 연 1.099%로 마감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연 1.524%로 떨어졌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인하한 영향을 받아 금리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이번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금리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는 깜짝 인하 수준이라 국고채 3년물의 경우 금리가 0%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채권시장에선 한은이 당장 큰 폭으로 금리를 낮추기보다 일단 0.25%포인트 인하한 뒤 추가 인하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도 "지난주엔 추가경정예산(추경) 소식 때문에 채권 금리가 많이 올랐었는데, 이를 되돌리는 과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락세가 오래 이어지진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75%보다 더 낮출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때문이다. 김지나 연구원은 "이번 금리 인하가 한은의 마지막 인하 카드라는 인식이 확산할 경우 차익실현 수요가 늘 수 있기 때문에 채권 금리가 크게 하락하기는 힘들다"고 예상했다.

증시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는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세계적 경기 침체 상황으로 번지는 상황이라 금리 인하 약발이 먹히긴 힘들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제적인 정책 공조에 나서는 건 투자심리 개선 차원에서 증시에 나쁘지 않지만, 실물경제 악화를 동반하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감이 큰 상황이라 (주가 반등에) 큰 영향을 주긴 어렵다"며 "미국과 유럽 등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돼야 증시가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