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대출관리 경고하자…농협·SC제일 주담대 문턱 높인다

15일 서울 시내 은행 앞 대출 홍보물을 지나는 시민. 연합뉴스

15일 서울 시내 은행 앞 대출 홍보물을 지나는 시민. 연합뉴스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기 시작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가계대출이 덩달아 늘자 금융당국이 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한 영향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18일부터 우대금리 조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실상 대출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 수요와 총량을 줄이겠다는 목적이다. 기존엔 주택담보대출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 이하일 때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했는데 이 기준을 LTV 30% 이하로 바꿨다. 자사 애플리케이션 가입 시 0.1%포인트 금리를 낮춰주던 우대금리 등은 없애기로 했다. 대신 3자녀 이상 가구엔 0.2%포인트 우대금리 혜택을 부여한다.

SC제일은행은 18일부터 주담대 상환 기간을 최장 50년에서 30년으로 줄인다. 대출 만기가 줄어들면 그만큼 연간 갚아야 하는 원리금 부담이 커진다. 이 때문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높아져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또 영업점장 재량으로 부여하던 우대금리도 0.25%포인트 축소한다. 우대금리가 줄어드는 만큼 대출금리는 높아진다.

 
금융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관리 강화 지침에 따라 두 은행이 선제적으로 움직였다는 풀이가 나온다. SC제일은행과 농협은행은 최근 가계대출 취급을 크게 늘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날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을 소집해 가계대출 관련 간담회를 가지면서 두 은행을 겨냥해 올해 가계대출 증가량 목표치를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별 대출 목표치를 꼭 맞춰야 하는 상황인 만큼 대출이 많이 늘어난 은행을 중심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는 조치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