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띵]겨우 사흘 살고 떠났다···美 울린 '두 얼굴의 고양이'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 고양이 비스킷과 그래비. 사진 비스킷과 그래비 페이스북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 고양이 비스킷과 그래비. 사진 비스킷과 그래비 페이스북

네 개의 눈과 두 개의 코, 앙증맞은 두 입까지.

 
남들과 다르지만 그래서 더 특별한 고양이, 비스킷과 그래비(Biscuits and Gravy)를 소개합니다.
 
#자세한 스토리는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몸은 하나, 얼굴은 두 개 

비스킷과 그래비는 지난달 20일 미국 오리건주의 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다섯 형제·자매와는 다르게 몸은 하나였지만, 얼굴은 두 개였죠. 그래서 야누스 고양이라고도 불립니다. 야누스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두 얼굴을 가진 신을 말합니다.
 
샴쌍둥이와는 다릅니다. 샴쌍둥이는 기형적으로 몸의 일부가 붙어서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를 말합니다. 서로 다른 인격체가 한 몸에 붙어있는 거죠. 
 
하지만, 비스킷과 그래비는 하나의 뇌줄기(뇌간)를 가진 안면중복기형(diprosopus) 고양이입니다. 쉽게 말해 얼굴이 두 개인 한 마리 고양이라는 말이죠.

극히 드문 선천적 장애지만 동물 중에서는 고양이들이 안면중복기형으로 태어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야누스 고양이들은 영양분을 섭취하기 어려운 신체 구조 때문에 대부분 오래 살지 못합니다. 
 
“의학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어요. 어떻게 간호해야 할지 잘 몰라 단지 밥을 잘 먹는지만 확인하려고 했어요. 입이 두 개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잘 먹이려고만 했죠.” 비스킷과 그래비 보호자
 

사흘 만에 세상 떠나…SNS에 추모 물결

야누스 고양이 비스킷과 그래비가 반려견과 함께 휴식을 취하는 모습. 사진 비스킷과 그래비 페이스북

야누스 고양이 비스킷과 그래비가 반려견과 함께 휴식을 취하는 모습. 사진 비스킷과 그래비 페이스북

가족들은 비스킷과 그래비를 최선을 다해 돌봤고, 그와 함께 보낸 소중한 순간들을 SNS에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자막) 그는 많이 먹고, 똥오줌도 많이 싸요. 단지 자라지 않을 뿐이죠. 이렇게 작은 아이가 두 얼굴을 가진 큰 머리를 받치는 것은 힘든 일이에요.” -보호자가 SNS에 남긴 글
  
비스킷과 그래비의 죽기 전 마지막 모습. 사진 비스킷과 그래비 페이스북

비스킷과 그래비의 죽기 전 마지막 모습. 사진 비스킷과 그래비 페이스북

결국 비스킷과 그래비는 태어난 지 사흘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진 뒤 수많은 사람이 고양이와 추억을 남겼던 SNS 페이지에 찾아와 그를 애도하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가족들도 비스킷과 그래비와 함께했던 순간이 큰 축복이었다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보호자인 카일라는 “며칠이든 몇 년이든, 동물이든 사람이든, 삶은 너무나 소중하고 모든 삶은 독특하다”며 “비스킷과 그래비는 너무나 많은 사람에게 기쁨과 희망을 줬다”고 했습니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고양이 듀오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 고양이 듀오. 사진 듀오 페이스북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 고양이 듀오. 사진 듀오 페이스북

야누스 고양이들에게 꼭 비극적인 일만 있는 건 아닙니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검은 고양이 듀오(Duo)가 그렇습니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려진 이 아이를 우연히 한 수의사가 맡게 됐는데요. 두 입을 가진 그 아이에게 먹는 법을 가르치는 데만 3개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 고양이 듀오. 사진 듀오 페이스북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 고양이 듀오. 사진 듀오 페이스북

아픈 가운데 눈을 수술하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듀오는 지금도 잘살고 있습니다. 걷기도 잘 걷고 오히려 나와 다르게 생긴 고양이에게 호기심을 보이기도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15살까지 산 야누스 고양이…기네스북 올라 

야누스 고양이 프랭크와 루이. 사진 Guinness World Records

야누스 고양이 프랭크와 루이. 사진 Guinness World Records

그런가 하면 장수를 누린 야누스 고양이도 있습니다. 프랭크와 루이(Frank and Louie)는 놀랍게도 무려 15살까지 살아남았는데요.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야누스 고양이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2014년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보통의 고양이보다 더 건강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비스킷과 그레이비, 그리고 프랭크와 루이. 지금쯤 고양이별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마음껏 뛰어다니고 있겠죠?
 
천권필·최연수 기자 feeling@joongang.co.kr
영상=공성룡 
동물을 뜻하는 ‘애니멀(animal)’은 영혼을 의미하는 라틴어 ‘아니마(anima)’에서 유래했습니다. 인간이 그렇듯, 지구상 모든 생물도 그들의 스토리가 있죠. 동물을 사랑하는 중앙일보 기자들이 만든 ‘애니띵’은 동물과 자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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