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추모 64만 vs 서울葬 반대 50만…온라인이 갈라졌다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64만 VS 50만"
고 박원순 시장의 서울특별시장(葬)을 두고 온라인 추모객이 64만명에 달하고 있지만 동시에 50만여 명이 청와대에 반대 청원을 하는 등 찬반 논쟁이 뜨겁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르는 것에 반대한다'는 청원에 50만 36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국민이 지켜봐야 하는가.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을 위해 줄 서 있다. 뉴스1

1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을 위해 줄 서 있다. 뉴스1

 
서울시청사 앞의 서울시민분향소에는 12일 오후 3시 기준 1만 3000여명이 조문했다. 또 이날 오후 1시 기준 서울시 홈페이지의 온라인 분향소에도 64만명이 넘는 사람이 헌화했다. 서울시민분향소에는 오후부터 비가 내렸지만 시청 잔디광장을 빙 둘러싸고 시청 건물 뒤편까지 조문 행렬이 줄지 않았고 조문객중 일부는 고 박시장의 이름을 부르며 흐느끼기도 했다.  
 
가족과 함께 분향소를 방문한 60대 김모씨는 "시민으로서 기본적인 도리로 왔다. 사회 규범이 모든 걸 다 지킬 순 없는데 뛰어난 업적을 남긴 분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애석하다"고 했다. 멀리서부터 분향소를 찾았다는 한 여성은 "너무 갑작스레 떠나셔서 안타깝다. 서울시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그곳에서는 편히 쉬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장 반대" 1인 시위도

시민분향소 한편에서는 서울특별시장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분향소 옆에서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1인 시위를 하던 남성은 "상중에 예의 없이 그러는 것 아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라"는 조문객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하루 전에도 '범죄자 장례에 국민 세금을 쓰는 것이 과연 맞냐'는 보수 성향 시민들과 분향객이 충돌하기도 했다. 
 

가세연, 서울특별시장 집행금지 신청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와 시민 500명은 고 박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르지 못하게 해 달라며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가세연은 "서울특별시장은 장관급으로 재직 중 사망한 경우 정부장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정부장의 경우 소속기관의 장이 행안부, 청와대 비서실과 협의한 후 소속기관장 제청으로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정협 시장권한대행은 절차를 전혀 지키지 않은 채 사상 서울특별시장을 5일장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장례에는 10억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특별시장 장례위원회는 장례는 규정 검토를 거쳐 적법하게 이뤄져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장례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그것도 주말에 가처분신청을 낸 것은 법원의 판단을 받겠다기보다는 마치 장례식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용석 변호사 등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관계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서울특별시장 기관장 금지 가처분' 신청에 앞서 소송기록표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강용석 변호사 등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관계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서울특별시장 기관장 금지 가처분' 신청에 앞서 소송기록표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서울시특별시장(葬) 자체가 2차 가해"

한국성폭력상담소와 바른인권여성연합 등은 '박원순 서울특별시장(葬)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이를 철회하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그들은 "그의 죽음이 과연 시민의 혈세로 장례를 치러야 할 만큼 당당하고 값진 것인가"라며 "서울특별시장(葬)을 주도한 관계자들의 몰염치와 공감 능력 부재에 개탄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또 보수 성향 변호사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은 "고인에 대한 수사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으나 피해 여성의 일터인 서울시청 관계자들이 공모하거나 방조했는지 수사를 이어가야 한다"면서 "장례 절차를 재검토하고 진상 규명과 손해배상 절차에 착수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 시장의 발인은 13일 오전 7시 30분 서울대병원에서 이뤄진다. 영결식은 8시 30분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100명가량이 참석해 진행한다. 시민분향소는 13일에도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조문객을 맞는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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