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0일 정의연 '김복동 센터' 건립기금을 기부하는 길원옥 할머니(왼쪽). 오른쪽은 윤미향 당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윤 의원은 할머니의 심신미약을 이용해 기부하게 한 준사기 혐의로 기소됐다.[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9/23/bbbf74f4-cd32-4177-a0a4-a0e1fb8181e4.jpg)
지난 1월 30일 정의연 '김복동 센터' 건립기금을 기부하는 길원옥 할머니(왼쪽). 오른쪽은 윤미향 당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윤 의원은 할머니의 심신미약을 이용해 기부하게 한 준사기 혐의로 기소됐다.[연합뉴스]
검찰이 이 부부에게 적용한 혐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와 준사기다. 이중 피해자의 심신미약을 이용한 '준사기'는 중증 치매를 앓는 길원옥(92) 할머니에게 7920만원을 기부하게 한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에게 적용된 범죄명이다. 법조계에선 이 로또사기 유죄 판결이 윤 의원 사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고있다.
로또사기 사건의 전말

윤미향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하지만 건물의 명의는 A씨가 아닌 피고인의 이름으로 돼 있었다. 부부는 A씨에게 받은 돈 중 일부를 가족에게 썼다. 또 올린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했다. A씨는 "모두 몰랐던 일"이라 주장했다. 부부는 "건물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A씨에게 생활비를 주기로 합의했다"고 반박했다.
1심 무죄는 왜 뒤집혔나

검찰이 기소한 윤미향 의원 혐의와 액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법원은 또한 A씨가 일관되게 "건물의 명의가 피고인 이름으로 된 줄 몰랐다"고 진술한 점을 들어 피고인들이 A씨를 상대로 사기를 벌인 것이 맞다고 봤다.
준사기도 넉넉히 인정된다는 판단
법원은 다만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 가정하에서도 피고인들이 준사기죄를 저질렀음이 넉넉히 인정된다"며 두 혐의 모두 유죄가 인정된다는 사실을 재차 강조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왼쪽부터), 길원옥, 이옥선 할머니가 지난해 11월 13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자리하고 있다.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9/23/170b3dab-7bd5-49d1-a0a5-7b0b28af643a.jpg)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왼쪽부터), 길원옥, 이옥선 할머니가 지난해 11월 13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자리하고 있다. [뉴스1]
윤미향 재판, 검찰에겐 긍정적 신호
하지만 검찰은 길 할머니가 당시 거액의 기부금에 대한 의사결정 능력이 없는 중증 치매상태란 의료기록을 확보해 윤 의원을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할머니의 심신미약을 입증할 객관적 의료기록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선 이 판례가 윤 의원의 유죄를 입증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고있다. 법원이 피해자의 일상 생활과 거액의 금전 거래에 대한 '의사결정 능력'의 기준을 다르게 적용했기 때문이다.
![윤미향 의원이 기소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길원옥 할머니 동영상. [페이스북 캡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9/23/197fb317-406f-4d13-9d8d-0be9d526efdc.jpg)
윤미향 의원이 기소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길원옥 할머니 동영상. [페이스북 캡처]
윤 의원 측 "길 할머니 의사결정 능력 있었다"
하지만 로또사기 부부 사건보다 윤 의원 사건의 입증 난도가 더 높다는 지적도 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로또사기 부부는 검찰이 사기와 준사기를 모두 적용해 둘 중 하나만 유죄가 나오면 됐지만 윤 의원은 준사기뿐"이라며 "검찰이 길 할머니의 당시 상태에 대해 얼마만큼의 진술과 증거를 갖고있는지가 핵심"이라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