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부모 진짜 광복군 맞나" 광복회원들이 광복회장 의심

광복회 회원 등이 김원웅 광복회장 부모의 독립운동 행적에 의혹을 제기하며 "진위를 조사해달라"는 청원을 청와대 국민청원(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3276) 게시판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김 회장 측은 "정부가 이미 조사를 거쳐 포상했던 사안"이라며 이에 반발하고 있다.
   
광복회 회원과 독립운동가 유족 등 100여명이 참여한 '광복회 개혁모임'이 청원을 제기한 건 지난 6일이다. 12일 오후 현재까지 6400여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개혁모임 측은 이 청원에서 "독립운동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광복회의 김원웅 회장 부모에 대해 최근 가짜 독립운동가 의혹이 제기됐다"면서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정부에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광복회 회원과 독립운동가 유족 등 100여명은 지난 6일 '광복회 개혁모임'이란 단체명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원웅 광복회장 부모의 가짜 독립운동가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를 해달라"는 내용을 청원을 올렸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광복회 회원과 독립운동가 유족 등 100여명은 지난 6일 '광복회 개혁모임'이란 단체명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원웅 광복회장 부모의 가짜 독립운동가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를 해달라"는 내용을 청원을 올렸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이와 관련, 개혁모임을 이끄는 권영혁(의열단 창단 단원이자 조선의용대 비서장 등을 지낸 권준 장군의 손자) 광복회 대의원 등은 12일 중앙일보에 "김원웅 회장 부모가 의열단과 조선의용대에 가담했다고 하는데 관련 기록이 전혀 없다"면서 "광복군 활동 역시 관련자들의 인우보증이 있다고 할 뿐 제대로 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우보증(隣友保證)은 주변 사람들이 특정인의 행적에 관해 확인하고 보증을 서는 방식이다.
 
권 대의원은 또 "김 회장에게 여러 차례 직·간접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진위를 밝히라고 얘기했고, '9월 말까지 답변하라'는 내용증명까지 보냈지만 묵묵부답"이라며 "그래서 결국 청원을 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청원은 광복회의 명예를 위해 제기한 것으로, 한 개인을 음해하거나 모욕주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76)의 부친 김근수(1912~92년)씨가 처음 독립유공자로 인정된 것은 1963년 대통령 표창을 받으면서다. 이후 김씨는 1977년에 건국포장, 1990년엔 건국훈장 애국장을 각각 받았다. 부인 전월순(1923~2009년)씨는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김 회장의 부모는 과거 '대한민국임시정부 및 광복군 생존자 확인서'(인우보증서)를 토대로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았다. 당시 인우보증을 섰던 관련자들은 현재 생존해 있지 않다고 보훈처는 밝혔다.
 
논란과 관련, 보훈처 관계자는 "(두 사람은)『한국독립운동사 5권』(국사편찬위원회, 1969년 간행), 『독립운동사 6권』(독립운동사편찬위원회, 1975년 간행)에 광복군으로 등재돼 있다"며 "광복군 활동이 없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8월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8월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개혁모임 측은 해당 서적의 사료는 학계의 검증을 제대로 받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독립운동사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한시준 단국대 사학과 초빙교수는 "김 회장의 부모 이름이 나오는 사료들은 근거 자료가 아닌 구전에 의한 것으로 불명확하다"며 "두 사람이 광복군 활동을 했다는 직접적인 근거라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개혁모임 측은 또 보훈처가 제시한 두 책이 각각 1969년과 1975년에 간행됐는데 김 회장의 아버지인 김근수씨의 경우 그 이전인 1963년에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는 점에서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개혁모임 측은 충칭(重慶) 임시정부가 1945년 12월 8일 작성한 '한국임시정부 직원권속 교포명책'(임시정부 직원 및 가족, 현지 교민 명단)을 "김 회장의 부모가 광복군이 아니라는 증거"라며 제시하기도 했다. 여기엔 왕석(김근수의 이명), 김희(전월선의 이명), 왕원웅(김원웅의 이명) 등 김 회장 일가의 이름이 나온다.
 
권 대의원은 "김 회장 측은 그동안 부모가 임시정부 직원이 아닌 광복군이라고 주장해왔다"며 "광복군은 당시 중국군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이 명부에는 등재돼 있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 교수는 "임시정부가 광복 이후 귀국행 비행기를 마련하기 위해 그곳에 살던 교포들 명단을 작성해 중국 정부에 제출한 것"이라며 "독립운동을 한 사람을 적은 게 아니다"고 말했다.
 
충칭임시정부가 작성한 '한국임시정부 직원권속 교포명책'(1945년 12월 8일 작성)에는 왕석(김근수의 이명), 김희(전월선의 이명), 왕원웅(김원웅의 이명)이란 김원웅 광복회장 일가의 이름이 나온다. 광복회 개혁모임 측은 이를 "김 회장 부모가 광복군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자료는『백범김구전집 5권: 대한민국 임시정부Ⅱ』(대한매일신보사, 1999년 간행)에서 발췌한 것이다. [사진 광복회 개혁모임]

충칭임시정부가 작성한 '한국임시정부 직원권속 교포명책'(1945년 12월 8일 작성)에는 왕석(김근수의 이명), 김희(전월선의 이명), 왕원웅(김원웅의 이명)이란 김원웅 광복회장 일가의 이름이 나온다. 광복회 개혁모임 측은 이를 "김 회장 부모가 광복군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자료는『백범김구전집 5권: 대한민국 임시정부Ⅱ』(대한매일신보사, 1999년 간행)에서 발췌한 것이다. [사진 광복회 개혁모임]

개혁모임의 청원 제기에 대해 김원웅 회장은 광복회를 통해 "정부가 이미 오래전에 조사해 포상했던 사안으로, 근본적으로 정부가 답할 문제"라면서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12일 밝혔다.
 
이철재·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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