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 “북한 경제발전 원하지만, 대가로 핵무기 교환 안 할것”

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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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북·미 핵 협상에서 ‘페리 프로세스’(북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개선)를 제시했던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이 2일 북한은 핵과 경제를 맞바꾸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페리 전 장관은 이날 국가안보전략연구원과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 및 협력센터(CISAC)가 화상으로 개최한 국제회의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미래 협상 대표에게 주는 조언은,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유도하기를 원한다면 기본적으로 이는 ‘미션 임파서블’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은 경제발전을 원하지만 이를 핵무기의 대가로 교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협상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바탕으로 협상해야 하고,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위해 협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에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페리 전 장관의 발언은 북한 속내를 들여다보면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는 취지로 읽힌다. 단 북한 핵 보유를 전제로 협상하는 방식은 자칫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는 데다 비핵화가 협상의 최종 목표라는 철칙을 흔들 수 있어 논란거리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 김용순 노동당 비서와의 첫 만남에 대해 “(북한 사람들은) 놀라울 정도로 오만하고 야쿠자 같았다. 뉴욕에서 미국인은 걷는 두 블록 거리를 긴 리무진을 타고 이동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북한이 협상 기류가 아니라면 시간 낭비일 수 있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내기 어렵다”라고도 말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평양에서 ‘우주과학기술토론회-2020’이 진행돼 ‘인공지구위성분과’ 토론회가 별도로 열렸다고 이날 보도했다. 통신은 “평화적 우주개발 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사업”으로 소개했지만, 북한은 그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위성 발사용으로도 주장해 왔던 만큼 내년 1월 조 바이든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복선을 깔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