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14/c247ae3b-2eb0-4496-962e-2dba5848aa5b.jpg)
[AP=연합뉴스]
사실상 문책성 경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완의 재임 기간은 인텔 CEO 중 가장 짧다”며 “세계 최고라는 반도체 업체의 지위를 잃은 탓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왕국’ 인텔 역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인텔의 사세가 본격적으로 기운 건 2년 전부터다. 주력인 PC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의 거물 고객이 잇따라 ‘탈(脫) 인텔’ 선언을 하고 있어서다. 클라우드 서비스 최강자인 아마존은 2018년 자체 CPU를 개발해 쓰고 있다. ‘윈텔(윈도OS+인텔 CPU)'동맹을 이뤘던 마이크로소프트(MS)도 서버용은 물론 PC 제품 ‘서피스’에 자체 반도체를 사용할 계획이다. 애플도 ‘맥북’에 자체 CPU ‘M1’을 탑재하기로 했다.
![밥 스완 인텔 현 CEO. 2월 15일까지가 임기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14/ba74a2d1-ed4d-44d1-9cc9-55068e1dbdea.jpg)
밥 스완 인텔 현 CEO. 2월 15일까지가 임기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젠 인텔의 아성인 ‘서버와 PC’에서도 통하는 기술력을 갖게 됐다. 주요 IT기업 입장에서는 인텔 제품에 의존하기보다 ARM의 설계 라이선스를 이용해 자체 CPU를 만드는 게 나은 상황이 된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A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14/471422d3-fff7-4ed2-8342-bbdcccbd6318.jpg)
젠슨 황 엔비디아 CEO. [AP=연합뉴스]
반도체 품질에도 인텔의 입지는 위태롭다. 인텔은 최근 몇 년간 14나노미터(㎚·10억 분의 1m) 칩에서 10나노 칩으로 공정을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미 7나노를 넘어 5나노 수준에 도달한 대만 TSMC나 한국 삼성전자에 크게 뒤진다.
![리사 수 AMD CEO가 13일 열린 CES 2021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CES 2021 유튜브 캡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14/16929ee7-253b-4a8c-85f6-aa796b9fbfae.jpg)
리사 수 AMD CEO가 13일 열린 CES 2021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CES 2021 유튜브 캡처]

AMD에 데스크톱 CPU 시장 1위 뺏긴 인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인텔이 겔싱어를 새로운 선장으로 택한 것은 기술적 한계를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여겨진다. 겔싱어는 1979년 인텔에 입사해 고든 무어와 앤디 그로브, 로버트 노이스 등 인텔 창립 삼인방 아래서 30여년 간 기술 개발을 이끌고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오른 인물이다. WSJ은 “재무 담당자 출신이던 현 CEO보다 기술 엔지니어 출신인 겔싱어가 인텔의 현안을 해결하는데 더 적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인텔의 향후 행보는 한국 반도체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인텔이 현재 TSMC와 삼성전자에 일부 생산을 맡기는 걸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에선 오는 21일 예정된 인텔의 2020년 4분기 실적발표와 컨퍼런스콜에서 이런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외주생산은 제품 경쟁력을 상실한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라며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 업계에는 큰 수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