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다음 코로나 아이스크림? 中 벌써 2000박스 풀렸다

톈진 따치아오다오 식품회사에서 만든 아이스크림. [텅쉰망]

톈진 따치아오다오 식품회사에서 만든 아이스크림. [텅쉰망]

코로나19 확산세로 비상이 걸린 중국이 이번엔 아이스크림 때문에 발칵 뒤집혔다. 톈진(天津)의 한 식품 회사에서 생산된 아이스크림 포장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다. 해당 상품이 이미 2천 상자 이상 시중에 풀린 것으로 드러나자 톈진시 당서기까지 현장 대응에 나섰다.

 

톈진시 방역지휘부는 15일 식품 공장에서 제조한 아이스크림 포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톈진시 홈페이지 캡쳐]

톈진시 방역지휘부는 15일 식품 공장에서 제조한 아이스크림 포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톈진시 홈페이지 캡쳐]

톈진시 방역지휘부는 15일 따치아오다오(大橋道) 식품회사에서 의뢰한 아이스크림 샘플에 대한 핵산검사를 벌인 결과 이 중 3개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초코, 딸기, 토란 맛 등 3종으로 각각 흰 플라스틱 용기에 떠먹는 형태로 포장된 아이스크림이다. 지난 13일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뒤 다음날 진행된 재검에서도 양성 판정이 나오자 톈진 방역당국은 해당 공장을 즉각 폐쇄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초코맛 아이스크림이 1588상자(상자당 6개), 딸기맛 1627상자, 토란맛 1621상자 등 모두 4836상자가 해당 기간 생산됐으며 이중 공장 재고를 제외한 2251상자(1만3506개)가 시중에 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초코,딸기,토란맛 등 3종 아이스크림 중 총 2251상자(1만 3506개)가 시중에 풀렸다. [텅쉰망]

초코,딸기,토란맛 등 3종 아이스크림 중 총 2251상자(1만 3506개)가 시중에 풀렸다. [텅쉰망]

곧바로 해당 공장은 폐쇄됐고 종사자 1662명에 대해 핵산 검사를 한 결과 현재까지 700명이 음성으로 나온 상태다. 동시에 아이스크림 원료인 뉴질랜드산 분유와 우크라이나산 유청분에 대한 수입 과정 조사도 착수했다.  


톈진 방역 당국은 특히 시중에 팔려나간 아이스크림을 회수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관련 도소매상을 폐쇄하고 아직 판매되지 않은 아이스크림은 수거하고 있는 상태다. 당국은 ‘긴급 공지’로 관련 사실을 공개하고 해당 제품을 사 간 시민들에 신고를 당부했다. 

중국 베이징 신파디 농산물 도매시장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지난 13일 베이징에서는 36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으며 모두 이 시장과 관련 있다고 알려졌다.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신파디 농산물 도매시장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지난 13일 베이징에서는 36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으며 모두 이 시장과 관련 있다고 알려졌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 두 달 가까이 확진자 0명이었던 베이징에 2차 코로나 확산을 불러온 건 신파디 시장에 들어온 연어 때문으로 조사 결과 밝혀진 바 있다. 이 연어는 코로나19 감염국가에서 수입과 포장을 마친 상태로 냉동고에 있다 시장으로 배송됐는데, 해당 냉동고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돼 방역 당국은 수입 냉동식품을 원인으로 결론 내렸다.  

이후 냉동식품은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의 핵심 근원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인원 이동을 철저히 막고 있는 중국에서 코로나가 불분명한 원인으로 퍼질 경우 냉동식품을 먼저 조사하는 것이다.  

베이징 신파디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장위시 사장이 지난 12일 밤 “수입 연어를 처리하는 도마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말해 베이징 코로나 진앙으로 수입 연어가 의심을 받고 있다. 중국은 15일 연어 수입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바이두 캡처]

베이징 신파디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장위시 사장이 지난 12일 밤 “수입 연어를 처리하는 도마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말해 베이징 코로나 진앙으로 수입 연어가 의심을 받고 있다. 중국은 15일 연어 수입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바이두 캡처]

 

급기야 지난해 10월 17일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CDC)는 수입된 냉동식품의 포장에서 살아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하기에 이른다. 칭다오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수입 냉동 대구 포장 샘플에서 처음으로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확인된 것이다. CDCC는 “냉동제품 운송이라는 특수 조건에도 바이러스가 비교적 긴 시간 생존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바이러스가 냉동 물품을 통해 원거리 국경을 넘나들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리홍종 톈진시 당서기는 아이스크림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된 전날 오후 7시 곧바로 해당 공장을 찾아 현장 회의를 열고 직접 확산 방지를 지시했다. 아이스크림이 또다른 ‘수퍼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톈진은 해외 유입 사례(16명)를 제외하면 본토 확진자는 없는 상태다.

한편 15일 0시 기준 중국 내 확진자는 144명이 추가돼 총 1727명이다. 추가 확진자는 허베이성(90명), 헤이룽장성(43명)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