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종(왼쪽)과 김성민은 한국 무제한급 유도 최초로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동시 입상했다. [사진 IJF]](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3/09/137acb38-4aa2-4717-a533-4322e08121f7.jpg)
김민종(왼쪽)과 김성민은 한국 무제한급 유도 최초로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동시 입상했다. [사진 IJF]
유도 무제한급은 유럽이 압도적 강세다. 유럽 선수 중엔 2m급 거구들이 즐비하다. 일명 유도 '끝판왕'이다. 이들과 맞붙는 아시아 선수는 더없이 왜소하다. 세계 최강인 유도 종주국 일본도 기를 못 편다. 한국도 사정은 비슷했다. 전통적으로 강한 66㎏급(최민호), 73㎏급(이원희), 81㎏급(김재범) 등은 3~4년 주기로 꾸준히 스타가 등장했다. 반면 무제한급은 김성민을 빼면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없었다.
![유도 대표팀 막내 김민종은 순발력과 유연성이 강점이다. 이긴 뒤 화려한 세리머니도 즐긴다. [사진 IJF]](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3/09/eb2eb7ea-72a9-4a1b-95ac-adf843549c8a.jpg)
유도 대표팀 막내 김민종은 순발력과 유연성이 강점이다. 이긴 뒤 화려한 세리머니도 즐긴다. [사진 IJF]
팬들은 김성민과 김민종을 '무거운 형제들'이라고 부른다. 성씨가 같고 닮은 구석이 많아서다. 두 사람 다 체중이 130㎏으로 같다. 취미도 똑같이 영화 보기와 요리하기다. 성격은 정반대다. 김성민은 대표팀 최고참, 김민종은 막내로 13살 차다. 김성민은 진중한 편인데, 김민종은 '밀레니얼 세대'답게 끼가 넘친다. 김민종은 이기고 포효하거나 양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한다. 이런 모습이 천하장사 시절 강호동을 연상케 한다고 해서 별명도 '강호동'이다.
시상대에서 함께 웃은 김성민과 김민종은 귀국하면 곧바로 '라이벌 모드'로 들어간다. 7월 도쿄올림픽의 국내 무제한급 출전권은 한장이다.
![김성민은 힘이 장사다. 필살기인 허리후리기 한 방으로 승부한다. [사진 IJF]](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3/09/f6ea9f5d-5caf-4b6e-8342-5c62fe049fb7.jpg)
김성민은 힘이 장사다. 필살기인 허리후리기 한 방으로 승부한다. [사진 IJF]
김민종은 19세였던 2019년 말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이다. 태극마크를 단 첫 시즌이던 2019년 도쿄 세계선수권에서 깜짝 동메달을 땄다. 경기 운영은 김성민과 정반대다. 순발력과 유연성이 강점이다. 쉴 새 없이 공격을 몰아친다. 1분 사이에도 2~3차례 기술을 시도한다. 주특기도 무제한급에선 보기 드문 업어치기다. 상대를 파고들고 몸 전체를 구부려야 하는 기술이라 덩치 큰 선수는 시도하기 힘들다. 김민종은 왼팔로 깃과 소매를 잡고 업어치는가 하면, 순간적으로 오른쪽 한팔 업어치기로 한판을 따내기도 한다. 김민종은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김성민에게 졌다. 급하게 공격하다 되치기 한판으로 패했다.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땄다. 김민종은 "(김)성민이 형과 국제대회에서 첫 대결이었다. 조급했다. 두 번은 안 진다. 생애 첫 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것"이라고 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