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이 지난해 12월 심장 수술 받은 사실을 처음 털어놨다. 김경록 기자
최 전 감독을 16일 서울 목동에서 만났다. 서울 감독직을 내려놓은 지 1년 만이다. 그는 최근까지 외부 노출을 자제했다. 최 전 감독은 "프로 감독을 떠난 뒤 첫 인터뷰라서 낯설다. 지난 1년간 '큰 일'을 여러 차례 겪었다.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최 전 감독은 지난해 12월 심장 수술 받은 사실을 처음 털어놨다. 부정맥 때문이다. 5시간 반에 걸친 큰 수술이었다. 최 전 감독은 "몇 년 전부터 가슴 통증이 있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다 지난해 말 호흡이 너무 불안정해서 응급실에 갔더니, 급히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축구에 모든 에너지를 쏟는 바람에 몸이 곪아가는 것을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두르지 않았다면 자칫 위험한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현역 때도 수술 한 번 안 해서 '내 몸은 강철'이라고 생각했는데 과신했다. 수술 사실을 알리지 않아 2002 한·일 월드컵 멤버도 최근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최 전 감독은 지난해 서울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경록 기자
쉬는 동안에도 서울을 잊지 않았다. 청춘을 바친 팀이라서다. 그는 1994년 안양 LG(서울 전신)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일본 J리그에서 뛴 기간을 빼면 2006년 은퇴할 때까지 서울 한 팀 유니폼을 입었다. 1994년엔 신인상, 2000년엔 리그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를 차지했다. 별명 '독수리'도 이때 생겼다. 서울은 최 전 감독이 떠난 뒤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감독 대행을 포함해 사령탑이 네 차례 더 바뀌었다. 지난 시즌은 9위, 올 시즌 현재는 10위다.
![최 전 감독은 쉬면서도 FC서울을 잊지 않았다. 서울은 그가 청춘을 바친 팀이다. [사진 프로축구연맹]](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6/22/0a7caa2e-4c5b-4e96-a6a0-f04923d2b72e.jpg)
최 전 감독은 쉬면서도 FC서울을 잊지 않았다. 서울은 그가 청춘을 바친 팀이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최 전 감독은 최근 방송을 시작했다. 후배 안정환의 권유가 계기다. 지난달 함께 예능 프로 '안 싸우면 다행이야'에 출연했는데, 9.1%(닐슨, 수도권 가구)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드라마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툭툭 던지는 농담이 화제였다. 16일부터는 여자 연예인 축구 팀을 훈련시켜 대회에 출전하는 예능 프로 '골때리는 그녀들'에선 '모델 팀(구척장신)'의 감독을 맡았다. 황선홍, 이천수, 김병지, 이영표 등 2002 멤버가 경쟁 팀 사령탑이다.
![최 전 감독은 최근 방송을 시작했다. 사진은 최 감독이 모델 팀 감독을 맡아 대회에 출전하는 예능 프로 '골 때리는 그녀들' 촬영 현장. [사진 SBS]](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6/22/f455d7d4-df2b-4f6d-9420-09eae632c205.jpg)
최 전 감독은 최근 방송을 시작했다. 사진은 최 감독이 모델 팀 감독을 맡아 대회에 출전하는 예능 프로 '골 때리는 그녀들' 촬영 현장. [사진 SBS]

그는 "방송은 그라운드에서 마지막 열정을 불사르기 전 숨고르기다"라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