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형 브랜드 매장의 잇따른 제주행
![코오롱스포츠가 제주시 탑동에 선보인 체험형 매장, 솟솟 리버스 전경. [사진 코오롱스포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13/3a81314c-bedd-4d4d-84ff-6fd19b1afa1a.jpg)
코오롱스포츠가 제주시 탑동에 선보인 체험형 매장, 솟솟 리버스 전경. [사진 코오롱스포츠]
![1970년다 건물의 구조를 바꾸지 않고 마감재를 최소화해 완성했다. [사진 코오롱스포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13/f4ef9ad4-6f76-4e90-8397-b4cb8cd5db23.jpg)
1970년다 건물의 구조를 바꾸지 않고 마감재를 최소화해 완성했다. [사진 코오롱스포츠]
지난해 11월 한 달 제주를 여행했던 사람이라면 꼭 들렀을 ‘핫플(핫플레이스)’을 만든 이들은 다름 아닌 영국 브랜드 ‘버버리’였다. 서귀포시 방주 교회 인근, 너른 풀밭에 반짝이는 대형 거울 피라미드를 세워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이곳 역시 물건을 파는 곳은 아닌 체험형 매장으로 안쪽에는 미디어 아트와 버버리 제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옆에는 버버리 카페도 들어섰다. 제주의 아름다운 환경을 배경으로 브랜드를 보고 듣고 마시면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든 몰입형 체험 공간이었다.
![제주 서귀포 인근에 선보인 버버리의 팝업 공간 '이매진드 랜드스케이프.' [사진 버버리]](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13/7f80600d-def0-40a8-bdfc-feca7763ac98.jpg)
제주 서귀포 인근에 선보인 버버리의 팝업 공간 '이매진드 랜드스케이프.' [사진 버버리]
서울 아닌 제주에 왜?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은 비수도권 최초의 매장으로 제주를 선택했다. 유지연 기자

제주시 탑동에 위치한 라이프스타일 뷰티 브랜드 '이솝'의 매장 전경. 유지연 기자
제주가 본격적 소비문화지대로 자리 잡으면서 최근엔 소상공인 위주의 F&B(식음료) 브랜드뿐만 아니라 자본력 있는 기업들도 관심을 갖는 추세다. 가장 큰 이유로는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제주를 찾는 국내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점이 꼽힌다. 제주도관광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해 약 1197만여명의 내국인 관광객이 제주를 찾았다. 이는 전년 1003만여명보다 19%나 늘어난 수치다. 관광 지출액도 증가했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관광 지출액은 2020년 8272억원 대비 4.53% 늘어난 8647억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다.
![샤넬은 지난해 3월 제주 신라호텔 내에 '샤넬 인 제주' 팝업 스토어를 열어 운영했다. [사진 샤넬]](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13/358c666c-a932-4dcc-9d67-c7ad8aa6ac1c.jpg)
샤넬은 지난해 3월 제주 신라호텔 내에 '샤넬 인 제주' 팝업 스토어를 열어 운영했다. [사진 샤넬]
한 달 살기와 국제 학교, ‘소비력’ 남달라

제주 원도심 도시 재생 사업 일환으로 만들어진 '제주끄티' 전경. 로컬 브랜드가 입점해있다. 유지연 기자

디앤디파트먼트 제주 바이 아라리오 내부. 제주의 지역성이 빚어낸 물건과 먹거리, 생활용품과 가구를 소개하는 편집숍 겸 숙박 시설이다. 유지연 기자
제주에 라이프스타일 콘텐트가 늘어난 데는 소비력 있는 인구 유입이 한몫했다. 브랜드 컨설팅 전문가 최원석 필라멘트앤코 대표는 “최근 3~5년 사이 제주·부산 등에 서울에서 카페 등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를 맛본 창업자들이 대거 내려가 자신만의 가게를 내면서 지역 콘텐트가 풍성해졌다”며 “특히 제주는 관광객뿐 아니라 국제 학교 등으로 소비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많아 관련 비즈니스가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주 한림의 오래된 예식장을 개조해 만든 바&레스토랑 '넥스트도어.' 유지연 기자
다만 지나치게 소비 위주로 흐르는 것은 우려되는 점이다. 제주만의 지역색을 살려 개발해야 의미 있는 ‘문화 발신지’ 역할을 할 수 있다. 애초에 브랜드가 제주를 주목하는 데에는 제주만의 특색 있는 환경이 한몫했다. 김철우 RTBP 대표는 “젊은 여행객들이 제주 탑동 일대로 모여드는 이유는 바다와 항구 등 제주만의 역사·문화적 자산 때문”이라며 “유행따라 대량 소비되기보다는 제주의 정체성을 잘 녹여내고 주민들도 함께하는 지역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여행지에서도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이야기를 찾아 경험하고 싶어하는 MZ세대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