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원 장학금…수혜자 없자 기준 완화한 충남대

장학금 2억원 대상자 없어 
충남대가 ‘장학금 2억원’이란 파격 조건을 내걸었지만, 수혜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결국 대학은 장학금 지급 기준을 완화했다.  

충남대 정문. 중앙포토

충남대 정문. 중앙포토

25일 충남대에 따르면 대학은 지난해 학사부터 박사 과정까지 1인당 총 2억원을 주는 장학금 제도(CNU Honor Scholarship)를 도입했다. 등록금과 학업장려금, 학생생활관비(기숙사비), 해외 유학 장려금 등을 합한 금액이다. 지급 대상은 수능성적 전 영역(국어·영어·수학·탐구) 1등급 학생이었다.  

대학 측은 지난해 3월 신학기 신입생부터 이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대학측은 다만 특정 학과에 편중되는 것을 막고 다양한 학문 분야 지원을 위해 의예·수의예·약학 분야는 장학금 지급 대상서 제외했다. 하지만 지난해 신입생 가운데 의예·수의예·약학 분야를 제외하고 나머지 분야에서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충남대 관계자는 “장학금 지급 기준이 너무 까다로웠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전 과목 1등급→1.8등급으로 기준 완화 
이에 충남대는 올해부터는 전 과목 평균이 1.8등급 이내인 학생까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했다. 다만, 전 과목이 3등급 이내여야 하며 인문계열은 국어·영어 1등급, 자연계열은 수학·영어 1등급을 반드시 만족해야 한다. 충남대는 CNU Honor Scholarship 장학기금으로 20억 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대 동문, 지역 기업인 등이 후원했다고 한다. 이 대학 이진숙 총장도 1억원을 기부했다. 

 
충남대 관계자는 "전 영역 1등급을 조건으로 시작을 했지만, 대학 내에서 제도를 바꿔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는 학생들이 나올 수 있도록 기준을 낮췄다"며 "합격자 등록 등 입학 일정이 마무리되면 혜택받는 학생이 몇 명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숙 충남대학교 총장이 23일 오전 충남대 총장 접견실에서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금 1억원을 학교 측에 기증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숙 충남대학교 총장이 23일 오전 충남대 총장 접견실에서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금 1억원을 학교 측에 기증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숙 총장은 “이 장학금은 국내 국공립, 사립대학 통틀어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역 거점국립대학교에서 학생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장학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