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대전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체육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지난해 학생 건강검진 결과에 따르면 서울 초·중·고교생의 32.1%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으로 나왔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26.7%)보다 5%포인트 넘게 늘어난 수치다. 2020년엔 코로나19 여파로 학생 건강검진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로나19 유행 속 "움직이는 걸 귀찮아 해"
이들이 비만해지는 주요 원인으로는 체육 시설들이 문을 닫으면서 활동량이 감소한 것이 꼽힌다. 비대면 수업 등으로 외부 활동이 줄고 배달음식, 간편식 등을 많이 먹게 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집콕'이 장기화하는 반면 운동을 거의 하지 않으니 자연스레 살이 찐 것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가 다니던 수영장을 못 가게 된 뒤에 10kg 넘게 쪘다. 집 앞에서 매일 줄넘기를 시키는데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학교·학원 모두 원격 수업으로 하다 보니 아이가 점점 움직이는 걸 귀찮아한다"면서 "코로나 걱정으로 대중교통보단 차를 이용하고, 외식 대신 배달음식을 시켜먹은 게 문제인가 싶다"라고 말했다.

초등학생 등을 중심으로 체중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셔터스톡
"비만 방치하면 성인병, 간편식보단 집밥"
비만을 예방하려면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이 교수는 "밀키트나 배달 음식은 대부분 고지방·고당분을 함유하고 있어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식사의 양을 줄이기보단 구성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집에서 따라 할 수 있는 체육 활동 콘텐트를 원격으로 제공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시교육청 "비만 학생에 검사비 15만원 지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5일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교육청은 비만·척추측만증 등 생활 습관성 질환을 겪는 학생들의 건강 회복도 돕기로 했다. 또한 비만 학생들에겐 학교 내·외 전문가를 통한 건강상담, 생활습관 교정과 맞춤형 운동·식이요법 같은 처방도 제공할 예정이다. 건강체조를 개발하고, 채식을 선택할 수 있는 급식 그린 바(bar)를 운영하는 등 비만 예방책도 마련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생 건강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가 크다. 비만 등 생활 습관성 질환들에 대한 검진과 처치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